코스피 올해 최고폭 상승, 반등세 지속될까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4.10.20 16:44
글자크기

[내일의전략]

코스피지수가 11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의 관심은 반등효과가 어느 수준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쏠린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55% 오른 1930.06으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폭은 일간 상승률 기준으로 올들어 최고치인 데다 지난해 11월15일 1.94% 오른 이후 11개월만에 최고수준이다. 지난달 24일 2035.64를 기록한 후 전일까지 6.63%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모처럼 만에 의미있는 수준의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 17개 업종지수 중 하락마감한 업종은 통신업지수, 의약품업지수 등 2개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낙폭이 1%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코스피시장에서 상승마감한 종목의 수는 557개(상한가 10개사 포함)로 일간 상승종목 수 기준으로 3번째로 많았다. 시가총액 규모별로 쏠림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코스피 시총 1위부터 100위까지 종목으로 구성된 대형주지수가 1.66%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중형주지수(101위~300위, +1.01%) 소형주지수(301위 이하, +1.28%) 상승률을 웃돌았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간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반영된 기술적 반등"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잇따라 매물을 쏟아내 코스피지수를 짓누르던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점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이날 외국인은 271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달 들어 처음이자 12거래일만에 '사자' 우위로 방향을 틀었다. 여기에 기관이 이날 1100억원을 순매수, 13거래일 연속으로 시장을 떠받친 것도 강한 반등을 가능케 한 요인이었다.

관건은 이번 반등이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다. 증권업계에서는 최소 1950~1970까지 단기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고점(9월24일, 2035.64)과 저점(10월17일, 1900.66)의 중간 수준까지는 오를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기술적 반등 이후 국면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3주 연속으로 순매도하다가 이날 하루 순매수했을 뿐"이라며 "전주말 유럽·미국증시가 상승마감한 데 따른 기대치도 이날 일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반등은 그간 급락을 일시적으로 일부 되돌린 데 불과하다는 평가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모든 반등이 기술적 반등에서 시작된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그간 증시의 발목을 잡던 대내외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다"며 "3분기 실적시즌 역시 이제 막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방향을 돌릴 만한 재료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낙폭을 감안할 때 중간선 수준인 1950선까지는 도전해볼 만하다"며 "하지만 월말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의 변수를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상당히 주저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이날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은 3조5181억원에 그쳐 지난달 16일(3조1240억원) 이후 1개월여만에 최저 수준에 그쳤다. 지수는 반등했으나 투자자들이 주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반등을 과도하게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를 짓누르던 변수 중 실적모멘텀 등 대내변수는 중립적이지만 대외변수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피지수는 기술적 반등으로 1970선까지 오른 후 이달 말 이후부터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시장에서 주로 팔고 나간 주체는 외국인 중에서도 유럽기관"이라며 "유럽기관이 지난달부터 한국에서 '매도'포지션을 취한 이유는 이달 말 스트레스테스트(자산건전성 심사)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기관들이 한국시장에 대한 포지션을 충분히 줄여 둔 상황이기 때문에 이달이 지나면 한국증시에 부정적 요인이 줄어들 것"이라며 "미국 FOMC의 금리인상 여부가 어떤 방향으로든 결정되면 외국인 수급관련 불확실성도 그만큼 수그러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유럽·미국관련 불확실성이 완전히 노출되기 전까지는 코스피가 조심스레 박스권 상단을 높이려는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