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보증금 9999억9999만9999원 왜?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4.09.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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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전경/ 사진=뉴스1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전경/ 사진=뉴스1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 인수 입찰에서 9999억9999만9999원의 보증금을 내 눈길을 끈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241,000원 ▼8,000 -3.21%)그룹 컨소시엄은 한전부지 입찰 보증금으로 1조원에서 1원만 뺀 9999억9999만9999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가 참여한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은 지난 20일 최고 입찰가인 10조5500억원을 써내 한전부지를 낙찰받았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입찰가의 5% 이상을 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10조5500억원을 쓸 경우 5275억원을 내면 되지만 4700억원 가량을 더 입금했다.



9999억9999만9999원을 입찰 보증금으로 낸 것에 대해 업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인수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9만 열두번 반복되는 숫자인데, 정 회장의 이름에서 '아홉 구(九)'자를 따 보증금액을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숫자 9는 '합한다', '모이다'라는 뜻이 있다. 이는 현대차가 한전 부지에 건립할 '글로벌비지니스센터'에 30여개의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모두 모이는 것을 뜻한다는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천문학적인 입찰금액과 '9'가 열두번 반복되는 보증금은 모두 정 회장의 강력한 입찰의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인수 결정 이튿날인 19일 임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사기업이나 외국 기업이 아니라 정부한테 사는 것이어서 금액을 결정하는 데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며 "차질 없이 남은 일을 추진하고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한전 부지 인수는 100년을 내다 본 투자"라며 "단순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라 30여개 그룹사가 입주해 영구적으로 사용될 통합 사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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