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하나대투증권
◇원-엔 동조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뚜렷
이는 원화 대비 엔화 약세 가속화로 국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엔/달러 환율이 상승(달러 대비 엔화 약세)하는데 대한 부담감이 커진 영향이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에 맞춰 상승폭을 키우거나 줄이는 움직임이 최근 들어 빈번해졌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원/엔 환율 하락으로 경계감이 고조되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을 좇아 오르내림을 같이 하는 경향이 매우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로 엔과 원화가 동시에 절하되고 있지만, 엔화가치가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엔화 대비로는 원화가치가 6년 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19일 100엔 당 원 환율은 957.21원으로 전일(958.74원) 보다 하락하며 지난 2008년 8월 19일 953.31원 후 저점을 기록했다. 이날 원화도 달러 대비 하락했지만 엔/달러 환율이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9엔대에 진입하는 등 엔화 약세가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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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과속?...엔화 대비 원화 강세 어디까지
엔화를 좇아 원화가 움직이는 추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한데다 미 경기 회복세까지 더해져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엔 동조화는 4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엔저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고, 엔화 대비 원화 강세도 높은 수준으로 진행돼 지금보다는 동조화가 더뎌질 가능성은 있다. 김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엔 매도 포지션이 줄 수 있고 연내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도 제한적이라 엔/달러 상승이 제한될 수 있는 반면 원/달러 환율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상승세가 높아질 수 있어 동조화 정도는 완만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실물경제에 부담이 될만한 원/엔 환율에 가까이 갔다는 인식이 커져 앞으로 원/엔 환율 하락이 아주 빠르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엔/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달러가 과매수 상태라는 의견이 고조돼 이번 달 내 110엔 돌파가 쉽진 않을 것"이라며 "다음달 초 미국 고용지표 발표 전까지는 엔/달러 환율이 단기적인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