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오락가락' 조직위에 '그들만의' 아시안게임

머니투데이 인천=이원광 기자 2014.09.19 14:25
글자크기

[기자수첩]

[인천AG] '오락가락' 조직위에 '그들만의' 아시안게임


"우리는 힘이 없어요. 갑자기 연락와서 바뀌었다고 하니까 시키는 대로 하는 거죠. 궁금한 게 있으면 아시아 올림픽평의회(OCA·Olympic Council of Asia)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의 금빛 물살에 대한 기사를 찾기 어려울지 모르겠다. 취재진의 수를 제한하는 하이디멘드(High demand) 시스템과 오락가락하는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대처 때문이다.



조직위는 과도한 취재 경쟁과 경기장 보안 문제를 이유로 야구 결승과 박태환·손연재 출전 경기 등에 하이디멘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OCA에 정식 승인된 미디어 AD 카드를 소지한 취재진에 한해 경기 시작 3일전 오후 3시까지 신청을 받아 입장을 허용키로 한 것.

그러나 조직위는 지난 17일 당초 밝혔던 하이디멘드 시스템을 변경하겠다고 재차 공지했다. 경기 전 신청을 받지 않고 일부 매체에만 취재를 허락한 것. 자세한 사항은 지난 18일 공지한다고 했으나 이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조직위의 해명은 아시안게임을 국제적 대회로 키우지 못하는 조직위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조직위 관계자는 "한국체육기자연맹과 인천시청 출입 기자들과는 협의를 했는데 서울 등에서 오는 기자들에겐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며 "바뀐 룰에 대해 각국 언론 책임자에게 설명을 했는데 우리나라 매체는 많다보니까 명확히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체육 경기나 인천이라는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로 여기는 시각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박태환의 자유형을 기술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만 경기장을 찾는 관중은 몇이나 될까. 한편 수영스타 박태환의 '멘탈 강화' 헤드폰은 연일 화제가 되고, 박태환과 쑨양의 신경전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장악했다. 기술적 요소만큼 경기 외적인 부분 역시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얘기다.

이에 조직위 측은 OCA의 일방적 조치라며 책임을 OCA에 떠넘기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OCA에서 그렇게 하라고 하니까 우리로선 어쩔 수 없다"며 "시스템 상 OCA를 따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3번째로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개회 전부터 흥행 참패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아시안게임이 무관심 속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이유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