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현금 25조원인데…배당은 못 늘리겠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4.09.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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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그룹 한전 부지 인수금액 10조는 큰 돈…이해관계자들과 공감대 형성 필요"

"10조원은 큰 돈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기아·현대모비스 컨소시엄을 형성해 한국전력 삼성동 본사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을 두고 나온 증권업계의 반응이다.

당초 시장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가격 제시에 전문가들은 부지의 필요성을 인정하 면서도 단기 주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 강남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던 한전 부지 감정 평가액은 3조3346억 원에 이르렀기에 시장에서는 인수 후보들 이 4조 이상의 가격을 써 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토지매입은 현대차 (267,500원 ▼4,000 -1.47%), 현대모비스 (221,500원 ▼6,000 -2.64%), 기아차 (120,000원 ▼500 -0.41%)가 각각 5:3:2 정도로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의 상반기 기준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 금융상품)은 각각 25조2000억원, 6조5000억원, 7조9000억원 등 총 39조7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낙찰가액이 적절했는지 시장의 우려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부지를 매입했지만 10조원이라는 가격은 너무 높았다는 지적들이 잇따랐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해당 부지를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면 용적률이 800%로 상승하는데 현대차 그룹은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건설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라며 "다만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대 등을 통해 미래 영업가치 상승을 위해 쓰였을 경우 이익과 통합 사옥이 만들어낼 유무형 기대가치로 인한 이익의 차이를 현재 계산할 수 없다는 점이 불확실성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의 현금 보유력을 감안했을 때 이번 부지 매입이 당장 펀더멘털에 끼칠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배당증가에 대한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은 악재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3사는 연간 10조원 이상의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추고 있어 이번 토지 인수로 인한 전체적인 재무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과도한 인수금액으로 향후 배당 증가 및 생산시설 증설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져 주가는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고 이부분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부지 낙찰로 인한 재무적 부담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낙찰가는 이미 확정된 금액으로서 증가할 가능성이 없으며 부지 개발 투자지간은 향후 5년 이상으로 장기간이고 수익사업 목적의 부지개발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리스크 요인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보다 중요한 것은 이해당사자들(주주, 종업원, 공급사. 국내외 고객)과의 공감대 회복"이라며 "리스크 규모가 확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 회복에 긴 시간이 필요치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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