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유품 택배로 전달? "유가족 동의 받고 보낸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4.09.19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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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페이스북 커뮤니티 '세월호 304 잊지 않을게'에 올라온 故 이경주양의 유품 사진. /사진=페이스북 커뮤니티 지난 12일 오후 페이스북 커뮤니티 '세월호 304 잊지 않을게'에 올라온 故 이경주양의 유품 사진. /사진=페이스북 커뮤니티


최근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유품이 택배로 전달됐다는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측은 진도 현장의 유가족 대표의 허락을 받고 택배로 부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12일 오후 페이스북 커뮤니티 '세월호 304 잊지 않을게'에는 "오늘 단원고 10반 이경주양의 가방과 교복, 옷가지들이 수학여행 떠난 지 150일만에 경주양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택배를 받은 경주 어머니의 마음이 무너집니다"란 글과 함께 5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은 다수의 커뮤니티로 옮겨졌고, "직접 가져다 줘야지, 어느 나라에서 유품을 택배로 부치나", "귀찮은 쓰레기마냥 종이박스에 집어넣다니 말도 안 된다", "군대도 저렇게는 안 보낸다" 등 비판이 줄을 이었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유품이 발견되면 사진을 찍어 소유자를 확인한 후 해당 유가족에게 직접 찾아가실 건지 보내드릴지 의견을 묻는다"며 "사진 속 이경주양의 유품은 추가로 발견된 것이라 현장에 있던 유가족 대표에게 물어 허락을 받고 택배로 부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택배 전달을 원하시는 분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방문하지 않을 시 사실상 우체국 택배 이외에 보내드릴 방법이 마땅치 않다. 만약 유가족 측에서 직접 전달 등 다른 방식을 원하셨으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안산에서 파견나오는 공무원도 있으니 다른 방 법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대부분 택배로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책본부는 진도 현장에 보관돼 있던 유류품은 대부분 유가족 품에 전달됐으며 잠수사들이 추가로 발견하는 유품은 그때그때 소유자 확인절차를 걸쳐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주인을 찾지 못한 유품은 목포 해양경찰서에 보관돼 있다.


한편 참사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유품을 전달받지 못한 유가족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A군(17)의 아버지는 "우리 아들 발견 당시 뒷주머니에 있던 지갑 이외에 유품은 하나도 못 받았다. 진도에 직접 갔는데도 못 찾았고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확인도 안 된다"고 밝혔다.

고(故) B양(17)의 어머니는 "최근 딸의 지갑이 인양됐다고 전화를 받았는데 마침 같은 반 대표가 진도에 있어 직접 받아와 건네줬다"며 "택배로 받았으면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 지갑에 도서관 출입증과 10만원, 평소 좋아하던 연예인 사진이 그대로 들어있어 딸 생각에 사진을 찍고 한참을 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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