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업가, 맘프러뉴어가 되기 위한 삼박자

머니투데이 권성희 부장 2014.09.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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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투자노트]

여자가 임신한 순간부터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은 태어날 아이를 위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다. 엄마가 돼 본 여자는 다 안다. 내 아이를 위해 무엇을 먹이고 무엇을 입히고 무엇으로 교육시킬 것인가가 가장 중요해진다는 사실을. 문제는 세상에 너무 많은 선택들이 있다는 점이다.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수많은 방법과 선택들에 둘러싸여 신입 엄마들은 갈등에 빠지게 된다. 내 선택이 옳은 것일까.

미국의 US 뉴스&월드 리포트가 소개한 조단 로이드 부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특히 아이를 위해 어떤 책과 교육 도구들을 골라야 하는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다른 엄마들도 자신과 똑같은 고민을 하리라 생각하고 주빈(Zoobean)이라는 회사를 차렸다. 어린이들의 교육에 필요한 책과 도구들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는 온라인 사이트다.



부키는 2살과 4살 된 아이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며 "나는 우리 회사의 서비스를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있고 엄마로서 우리 가족의 개별적인 필요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말했다. 또 가정을 꾸려 나가고 가족들과 의사소통하는 등의 모든 엄마 스킬이 회사를 경영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선 부키와 같은 맘프러뉴어(Mompreneur)가 뜨고 있다. 엄마를 뜻하는 맘(Mom)에 기업가(Entrepreneur)를 덧붙인 합성어다. 전미 여성기업위원회(National Women's Business Council)에 따르면 미국에는 여성이 오너인 기업이 약 780만개 존재하며 상당수는 헬스케어, 교육, 유통, 레크레이션 관련 기업이다. 맘프러뉴어는 엄마 창업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문성을 갖고 혼자 일하며 시간을 자유롭게 쓰는 1인 기업가도 포함한다.



미국 페이스케일(PayScale)에 따르면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맘프러뉴어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전문직은 가정 방문 임상 간호사, 치과 위생사, 회계사, 매장 관리자 등이었다. 그렇다면 맘프러뉴어의 대열에 동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집에서 영감을 얻으라=많은 맘프러뉴어들이 가족들과 일상적인 접촉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는다. '엄마 발명가 핸드북'(The Mom Inventors Handbook)의 저자인 타마라 모노소프는 아이가 화장실에서 두루마리 화장지를 풀어내며 장난 치는 것을 보고 이를 막는 도구를 발명했다. 아빠도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발명 소재를 얻을 수 있다. 대출 판매 책임자인 니코 그랜트는 가족과 디즈니랜드를 방문했다가 아이들에게 신용의 중요성을 가르쳐주는 보드 게임 `크레딧 스코어돴(Credit Scores)를 개발했다.

2. 일과 가정 사이에 균형 잡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맘프러뉴어가 되면 일할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 특히 집에서 일하는 맘프러뉴어라면 아이들이 방해하지 않고 엄마가 일하는 곳이라고 존중해주는 공간이 필요하다. 많은 맘프러뉴어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 일을 시작하는 이유는 직장에 다니면서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니콜라스 뷰텔 이오나대학 경영학 교수와 조이 A. 슈니어 라이더대학 경영학 교수는 창업자, 자영업자, 전문직 1인 기업가 등이 조직에서 일할 때보다 더 많은 만족감 느낀다고 밝혔다. 하지만 혼자 일하는게 혹은 소규모 기업을 창업하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시간 사용이 자유로울 뿐 오히려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은 시간을 일로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과 가정 사이에 심각한 불균형이 초래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3. 직장을 다니면서 창업하거나 전문직 전환을 준비하라=사업으로 성공하긴 극히 힘들다. 특히 창업 초기 수년 사이에 파산하는 기업이 많다.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전문직도 초기에는 일거리가 없어 고전할 수 있다. 따라서 가정의 재정적 안정을 위해 힘들더라도 직장에 다니며 창업해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른 뒤 사직하는 것이 좋다. 물론 힘든 일이긴 하지만 직장 때려치고 사업했다 망하면 더 힘들어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전문직도 직장에 다니면서 시도해 투잡(Two Jobs)을 뛰다 안착하면 직장을 그만둬야 한다. 작가가 되겠다고 직장 때려치고 글만 전업으로 쓰다간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배 곪기 십상이다.

사업이든 1인 기업이든 끝없는 도전과 응전의 과정이다. 망하는 기업 상당수는 초기에 작은 성공에 안주했다가 변화를 놓친게 패착이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자신의 일이 더 성장해가도록 끝없이 실험하고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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