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하나로 전세계에 분산 투자한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14.09.0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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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입맛대로 골라 투자한다]<7-2>

편집자주 개인투자자가가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간접·분산·장기·저비용이라는 네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상장지수펀드(ETF)는 이같은 원칙을 충족시켜주는 쉽고 똑똑한 자산관리 상품이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ETF 투자는 자산관리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 ETF 시장은 지난해 합성 ETF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해외 레버리지 ETF가 상장되는 등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똑똑한 투자자들은 이처럼 다양해진 ETF를 통해 주식보다 안정적으로, 펀드보다 민첩하게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ETF를 활용해 보다 효과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ETF 하나로 전세계에 분산 투자한다


#투자자 A씨는 중국 경제지표 발표일을 기다린다. ETF 시간차 매매를 위해서다. 국내 주식시장은 오전 9시에 개장하지만 중국과 홍콩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전 10시30분에 문을 연다. 아침 일찍 중국 경제지표가 나오는 날에는 오전 9시에 국내 증시에서 중국 ETF를 사놓는다. 한시간 반 뒤 중국 증시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중국 ETF를 되판다. 증시가 상승할 것이 확실시되는 날에는 중국 레버리지 ETF를 매수해둔다. A씨는 중국 인버스 ETF가 출시되면 같은 방법으로 증시 하락에도 베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 해외 증시를 추종하는 ETF 종목이 늘어나면서 일반인들도 손쉽게 글로벌 투자전략을 짤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ETF는 업종 또는 국가, 지역별 증시에 투자해 특정 주식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환매 수수료 없이 단기 매매가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경제가 저성장에 진입한 현재, 해외 투자는 필수라고 강조한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부문장은 "코스피지수가 3년째 박스권에 갇혀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며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해외 ETF를 이용하면 손쉽게 자산배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대표 지수인 코스피200 ETF와 함께 해외 증시 ETF를 매수해두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는 "지역별로 선진국, 신흥국에 일정부분을 투자하고 국가별 이슈에 따라 추가 투자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TF 하나로 전 세계 투자=ETF를 이용하면 여러 펀드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전 세계에 자산배분이 가능하다. ARIRANG 합성-AC 월드(H)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 한국, 인도 등 신흥국에 모두 투자한다. 약 45개 국가의 2400여개 종목에 시가총액 비중을 따져 투자하게 된다.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투자 비중을 조절하고 싶다면 지역별 ETF나 국가별 ETF에 추가 투자하면 된다. 선진국 지역에 투자하는 ETF는 ARIRANG 합성-선진국(H)와 TIGER 합성-유로스탁스50(H)가 있다. ARIRANG 합성-선진국(H)는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유럽, 일본 등 약 20개 선진국의 약 900여 우량종목에 분산투자한다. TIGER 합성-유로스탁스50(H)은 유럽의 우량 기업 50개 주식이 투자 대상이다. 미국 증시에 관심이 있다면 TIGER S&P500선물(H), TIGER 나스닥100을, 일본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TIGER 합성-일본(H)와 KODEX Japan을 매수하면 된다.

신흥국 투자의 중심은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IMF(국제통화기금) 기준 GDP(국내총생산) 규모가 세계 2위로 글로벌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대형 신흥국일 뿐더러 국내 증시와 개장 시간이 겹쳐 시간차 매매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중국 ETF는 크게 홍콩 증시와 본토 투자로 나뉜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추종하는 ETF는 KODEX China H가 있고 본토 투자 ETF는 KINDEX 중국본토CSI300, TIGER 차이나A300가 대표적이다.

신흥국 단일 국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분산 투자도 가능하다. ARIRANG 합성-신흥국(H)는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약 20개 해외 유망 신흥국의 약 900여 우량 종목에 분산투자한다. TIGER 브릭스는 브라질·중국·인도·러시아 4개국에, TIGER 라틴은 라틴아메리카 기업 35개 종목에 투자된다.


최근에는 중국, 일본 증시를 중심으로 해외 레버리지 ETF가 속속 상장하고 있고 연내 해외 인버스 ETF가 추가로 상장될 전망이다.

◇압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해외 업종 ETF=보다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를 원한다면 특정 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눈여겨보자. 올해 가장 '핫'한 ETF는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 바이오산업지수를 추종하는 KODEX 합성-미국바이오였다. 비록 올초 단기급등에 최근 움직임이 둔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18.8%가 오른 상태다.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지수를 따르는 TIGER 나스닥바이오도 지난달 27일 상장해 다양성이 넓어졌다. 해외 업종별 ETF에는 삼성자산운용이 앞장서 KODEX 합성-미국산업재, KODEX 합성-미국금융, KODEX 합성-미국IT 등이 상장돼 있다.

해외 ETF 투자에 주의할 점은 헤지 여부와 세금이다. ETF 종목명에 (H)가 표시돼 있지 않은 상품은 환율 변동에 노출된다. 헤지가 안 된 상품은 해당 국가의 통화가 강세를 나타낸다면 추가로 환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환손실을 입을 수 있다. 또 국내주식형 ETF는 매매차익과 관련한 세금이 없지만 해외 ETF는 보유기간과세 대상으로 매도시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15.4%)를 납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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