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팬오션, 하이닉스 유상증자 방식으로 판다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2014.08.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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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5억주 발행해 30~51% 새 주인이 확보 경영권 행사… 인수부담 줄어 흥행요소

팬오션 (4,175원 ▲40 +0.97%)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법원이 신규 유상증자 후 지분 매각 방식의 거래를 계획하고 있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파는 것이 아니라 새 주인을 찾아 30~51%의 1대 주주 지분을 유상증자로 확보하게 해서 경영권을 넘기는 구조다.

27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올 하반기 확정부채에 대한 법적 공방을 매듭짓고 시장에 출회될 전망이다. 서울지방법원과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 등은 내달부터 팬오션 매각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하이닉스를 SK그룹에 팔았던 신규 유상증자 방식이 유력하다. 현재 팬오션의 부채는 4조원을 웃돈다. 때문에 과도한 부채에 지분 인수금까지 부담해 인수자로 나설 후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법원과 주관사는 팬오션의 새 주인을 찾아주고 인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분 인수금이 회사에 남는 유상증자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면 경쟁입찰로 제시된 최고가 인수금을 기준으로 이 자금에 1억5000만주의 신주를 유상증자로 부여해 경영권을 주는 것이다. 경영권 지분은 기존 1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2대주주 정책금융공사의 합계를 웃도는 3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산업은행 등 기존 주주가 보유한 구주는 매매 대상에서 제외된다.



거래 관계자는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하려면 전체 지분의 5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신주 규모를 기존 발행 주식총수와 비슷하게 맞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 회자되는 팬오션 인수규모는 7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팬오션 회생계획안에 기재된 청산가치 68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 금액이다. 매각 측에선 이 대금이 인수자에 부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거래 관계자는 "신주 발행가로 인수대금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팬오션 주주는 KDB산업은행(11.41%), 정책금융공사(7.27%), 우리사주조합(0.14%), 소액주주(43.48%) 등이다. 이들은 팬오션 매각이 진행된 후에도 주주로 잔류한다. 하지만 증자가 이뤄지면 이들의 지분은 절반 이하로 희석되고 장내에서 팔기가 용이해진다.


새 인수자가 내놓은 인수금은 팬오션이 산업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에 진 채무를 변제하는 데 쓰이거나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운영자금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기업가치가 높아져 산업은행 등 기존 주주들이 가진 출자전환 지분의 현금 회수율도 높아질 수 있다.

법원은 팬오션의 무담보채무에 대한 채무확정을 완료하고 이중 3분의 2 가량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는 현금 변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채권단 관계자는 "해당 방안에 대해 정식으로는 논의한 바가 없다돲며 돱매각 결정자 측에서만 논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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