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들 "박 대통령, 가족들 죽이지 말고 특별법 제정을…"

뉴스1 제공 2014.08.2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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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오씨 "수사권, 기소권 보장된 특별법 제정돼야 단식 멈출 것"
주치의 "식사는 아직, 비타민과 미량원소 포함된 수액 치료만"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이보라 동부병원 내과전문의가 22일 오후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 동대문구 시립동부병원 병실 앞에서 김씨의 건강상태에 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4.8.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이보라 동부병원 내과전문의가 22일 오후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 동대문구 시립동부병원 병실 앞에서 김씨의 건강상태에 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4.8.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40일째 단식농성을 하다 건강 악화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유민아빠' 김영오(47)씨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면담 한 번 해달라는 (유민아빠의) 요구가 그렇게 무서웠느냐"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통령의 결단을 재차 촉구했다.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후 1시30분쯤 김씨가 입원 중인 동대문구의 서울시 동부병원 3층 병실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던 지난 5월 면담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보여 달라"며 "더 이상 가족들을 죽이지 말고 특별법 제정을 결단해 달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김씨와의 대화내용 일부를 전했다.

유 대변인에 따르면 김씨는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돼 진상규명이 가능한 특별법이 하루빨리 제정됐으면 하는 바람을 내보이며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의료진과 가족들의 강력한 권유로 어쩔 수 없이 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몸상태가 안정되면 광화문 단식농성장으로 돌아가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씨는 자신을 격려해주고 도와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며 끝까지 힘을 모아 함께 행동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씨의 주치의인 이보라 동부병원 내과과장은 "단식농성장에서 측정시 혈압이 90/60mmHg 로 쇼크상태였고 맥박수도 (분당) 80 이하로 낮은 상태였다"며 "현재는 100/60mmHg 수준의 혈압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사를 하지 않으면 칼로리가 부족해 체력이 소진되고 근육이 위축돼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근력이 약해진다"며 "주사치료로 미량원소와 비타민 부족은 해소하겠지만 근원적 치료를 위해서는 식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내과과장에 따르면 김씨의 혈액검사 결과 간수치가 높게 나왔고 이온화칼슘 농도와 혈당 수치도 낮은 것으로 나왔다.

정상적인 일반인 기준 혈당 수치는 80~100mg/dl인데 김씨는 현재 55mg/dl이고 심각한 두통과 어지러움, 의식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는 상태다.

간효소 검사를 통한 남성의 간수치 정상범위는 AST 0~40 IU/L, ALT0~40 IU/L 등인데 김씨는 현재 52IU/L로 약간 높지만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에서는 김씨가 이날 점심부터 미음 200cc와 보리차, 맑은 된장국 식사를 하게끔 하고자 했지만 김씨가 이를 거부해 현재 비타민과 무기질 미량 원소를 보충하는 수액치료 중이다.

한편 김씨의 병실에 함께 있었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은 동조단식 지속 여부에 대해 "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유민아빠가 단식을 멈추는 게 중요하다"며 "아직은 음식을 들지 않고 있어서 좀 더 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앞서 김씨는 오랜 단식으로 기력이 약해져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지자 의료진과 가족들의 뜻을 받아들여 이날 오전 7시50분쯤 119 구급대원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 서울시 동부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김씨는 병원 3층 1인실에서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안정을 취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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