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5만대 밀려있는데…현대·기아차 노조 파업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4.08.2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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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22일 부분 파업 단행...인기차종 출고 차질 우려

현대·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본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인기차종 출고가 지연되는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 현재 인기 차종만 5만대 이상의 주문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는 21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22일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 4시간 동안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주말특근거부(23~24일) 및 잔업거부(22일, 25일, 26일)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기아차 노조도 지난 18일 열린 쟁대위에서 22일 부분파업을 결의했다.



이날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회의에서 현대차 노조가 신청한 쟁의조정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합법적으로 이뤄진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1일 조정 중지를 받은 바 있다.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지난 19일 열린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정당하게 획득한 단체행동권을 갖고 22일부터 파업과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고, 같은 자리에서 김종석 기아차 노조위원장은 "통상임금 확대적용 없이 올해 교섭을 마무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기로 하면서 인기 차종인 '포터', '싼타페', '카니발' 등은 출고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납품 시간은 물론 순서까지 맞춘 직서열(JIS) 방식 조달체계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라인이 멈추면 재고가 없어 차량 인도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현재 현대차는 '포터' 2만여대, '싼타페' 4500여대, '제네시스' 3800여대, '그랜저 디젤' 3000여대가 주문이 밀려있는 상태다. 기아차는 '카니발' 1만여대, '쏘렌토' 5400여대(사전계약), '봉고' 5000대가 출고 대기 중이다. 차종별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넉 달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 5개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내수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출시한 '카니발'과 '쏘렌토'를 앞세워 반등의 기회를 잡으려고 하지만, 파업으로 발목이 잡힐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기아차는 부분 파업으로 220억원의 매출 손실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기아차 노조가 22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지만, 아직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노사는 지난 20일 열린 16차 단체교섭에서 집중교섭을 통해 추석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뜻을 모았다. 특히 이날 현대차는 차기 교섭에서 노조 요구안에 대해 '일괄제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진정성 있는 교섭자세로 일괄 제시하면 언제든 교섭에 임할 것"이라며 "회사가 차기 교섭에서 일괄제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31일 "회사가 일괄제시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통상적으로 일괄제시가 되면 노조가 다시 수정안 등을 내놓아 회사가 다시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통해 입장을 조정해 '협상 타결'로 이어진다.

특히 회사가 일괄제시에서 노조의 '통상임금 확대' 요구에 대해 어떤 제안을 할지 주목된다. 올 임단협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는 "법원 판결을 받은 뒤 별도의 논의체를 구성해 협의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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