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경찰청장 후보자, 도덕성보다는 '자질 검증' 주력(종합)

뉴스1 제공 2014.08.2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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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후보자 "수사권 독립, 합리적인 안 도출 할 것"
국회 인사청문회…'경찰 위기 극복', '청와대 근무 이력', '인사 방침' 등 질의
안행위, 강 후보자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박현우 기자 =
강신명 경찰청장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2014.8.21/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강신명 경찰청장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2014.8.21/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강신명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2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강 후보자를 상대로 경찰조직 위기 쇄신 방안, 수사권 독립 등 도덕성보다는 자질 위주의 검증을 펼쳤다.

강 후보자는 수사권 독립과 관련된 의원들의 잇단 지적에 임기 내에 합리적인 안을 도출해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은 "세월호 사건 이후로 유병언 일가 검거과정에서 경찰이 신뢰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경찰조직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여전히 국민들이 믿지 못하는 문제 등으로 인해 이성한 경찰청장이 책임지고 사퇴했다"며 "청문회를 통과하면 경찰조직을 국민이 신뢰하는 조직으로 만들라"고 당부했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경찰 공권력에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고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 온정주의로 처리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같은 일은 국민 모두에 대한 위협이기에 엄중하게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경미하더라도 공권력 침해 범죄에 대해서 꾸준하고 엄정한 법 집행이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은 "공무원 범죄 중 경찰이 압도적인 1위이고 또 늘어나는 추세"라며 "경찰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써야 할 힘을 권력으로 생각하는 '의식 딜레마'에 빠져 이같이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강 후보자의 청와대 근무 경력을 물고 늘어졌다.

김민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강 후보자는 청와대를 다녀온 뒤 고속승진을 했다"며 청와대 근무했던 경찰의 '초고속 승진'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강 후보자는 "다른 부서도 그렇지만 비교적 우수한 공무원이 파견을 가고 최선을 다해서 승진의 영광을 얻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강 후보자가 청와대 근무 시절 이른바 '진보 성향 연예인'으로 분류된 연예인들의 내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2009~2010년 후보자가 청와대 치안비서관실에 근무하던 때 연예인 내사가 벌어졌다"며 "앞서 언론에 보도된 경찰 내부문건에 따르면 연예인 조사를 지시한 것은 청와대에 파견된 총경급 인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청와대에 파견된 총경은 단 2명이었다. 1명은 대통령 가족·친인척을 담당하는 민정1비서관실에 근무했다"며 "결국 치안비서관실에 근무한 강 후보자가 연예인 내사에 관여한 게 아니냐"고 질의했다.

강 후보자는 의혹에 대해 "청와대 치안비서관실에 근무한 것은 맞지만 내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치안비서관실은 치안 관련 정책을 집행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제기했던 연세대 행정대학원 논문표절이나 마포구 아파트 다운계약서에 대한 강 후보자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논문표절과 관련해 여러 가지 미흡했던 점이 있었음을 시인한 강 후보자는 다운계약서 의혹에도 혜택을 누린 게 있으면 정산해 납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야는 검찰과 갈등을 빚고 있는 '수사권 독립' 문제도 짚고 넘어갔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검찰과 경찰의 협조가 잘 안됐기에 결국 유병언 부실수사 사건 등이 발생했다"며 "검경이 협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도 "이번 유병언 사건은 (양 기관의) 정보 독점에서 오는 폐해다"고 언급했다.

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경찰은 1차 수사, 검찰은 2차 보완적 수사기관으로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종국적으로는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경찰청장이 되면 수사권 독립에 대해 의지를 가지고 매듭 짓겠냐'라는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대해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임하겠다"고도 했다.

오후에도 수사권 독립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는 늘어났다.

강 후보자는 '수사권 조정 문제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본격적으로 다시 논의하라'는 강창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의향이 있다. 꼭 그렇게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또 "현재 검경의 역할이 효율적으로 분배돼 있지 않다"라며 "국민을 위한 수사협조는 계속 진행하되 이와 별개로 검찰과 합리적인 분담 방안을 협의하고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경찰이 제안해 현재 구성된 검경간 수사협의회가 더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질책 끝에 5·16 군사정변은 쿠데타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강 후보자는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5·16은 쿠데타가 맞느냐'고 질문하자 "맞다"고 답했다.

강 후보자는 "일반적으로 5·16이 쿠데타라는 교과서나 학계의 정설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며 "다만 경찰청장 후보자로서 학술적인 차원에서 (답하는 것은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재차 김 의원이 '경찰청장으로서 5·16이 쿠데타인지 아닌지 말하지 못하는 지침이 없지 않느냐. 소신대로 하라'고 질책하자 "맞다"고 했다.

또 같은당 주승용 의원은 "5·16과 5·18 평가에 대한 강 후보자의 답변이 전부 다 모호하게 돼 있다"며 "젊은 경찰청장으로서 소신을 가지고 임해야 13만 경찰이 믿고 따를 것이다"고 하자 강 후보는 "그렇게 생각한다. 실천하겠다"고 답했다.

반대로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은 5·16은 쿠데타가 맞다는 강 후보자의 답변과 관련해 "후보자가 단언해서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개인 생각이야 어떻든 청장후보자로서는 발언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게 개인 생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직 경무관급 이상 경찰대 1기 출신이 70여명 남아있는 것과 관련해 경찰대 2기 출신인 강 후보자의 경찰조직 융화 방안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강 후보자는 "서울경찰청장으로 재직하고 있는데 참모 중 경찰대 1기생이 2명 있고 경찰생활을 하면서 동기나 후배를 상사로 모신 적이 있다"며 "개인의 자질과 능력이 중요하기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인사에 대해서는 "경찰은 경찰대, 간부후보생, 고시 출신 등 다양한 입직 경로가 있다. 이에 입직별로 균형있는 인사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인사는 능력과 자질이 중심이 돼야 한다. 소신껏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지금보다 여경 채용 비율이 높아져야 한다는데 동감한다"며 "인사에서도 여경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강 후보자는 일반 경찰관과 사실상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업무 접근성 등에서 차별 대우를 받는 '무기 계약직'에 대한 관심도 표명했다.

강 후보자는 청문회를 마친 후 마지막 인사에서 "마지막 봉사 기회가 주어지면 모든 열정과 능력을 쏟아 부어 당당한 경찰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날 청문회가 종료된 후 안행위 소속 의원들은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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