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내부서 금리 인상 목소리…3년 만에 '이견'

머니투데이 최은혜 기자 2014.08.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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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내부에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이 저금리 시대의 끝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갔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OE가 이날 공개한 8월 통화정책위원회(MPC) 의사록에 따르면 9명의 통화정책 위원 가운데 2명은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지난 6~7일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BOE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동결했지만, 위원들 사이에서 만장일치가 깨진 것은 2011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의사록에서 마틴 웨일 위원과 이안 맥카퍼티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들 두 위원은 "경제 상황이 즉각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다"면서 실업률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는 점으로 미뤄 임금도 높아지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김으로써 좀 더 점진적으로 금리를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RBC 캐피탈 마켓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영국의 기준금리가 내년 2월에 인상되기 시작할 가능성을 의사록 공개 이전에는 65%로 점쳤으나 공개 후에는 72%로 관측했다.

HSBC의 사이몬 웰스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을 주장한) 2명의 위원이 일정 기간 동안 단독적으로 이견을 나타낼 지 아니면 나머지 다수의 의견에 빠르게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의사록에서 카니 총재를 포함한 7명의 위원들은 여전히 "금리를 즉각 인상할 만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마크 카니 BOE 총재는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첫 금리 인상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영국은 성장률이 반등하기 시작했고 실업률도 떨어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세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실제로 19일 발표된 영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1.6%로 전월의 1.9%보다 낮아져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을 줄였다. 시장에서도 이날 의사록 공개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영국 파운드화는 의사록 공개 직후 잠시 강세를 나타냈지만 이내 안정됐다.

한편, BOE 내부의 이 같은 변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흐름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이날 FRB가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FRB 위원들은 대부분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개선됐다며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면 조기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다만 대부분 위원들은 첫 금리인상 시기 전망을 바꾸려면 경제활동,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등의 궤적에 대한 추가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FRB 내부에서 조기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이전보다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향후 논의과정에서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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