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노는 기업이 성과도 좋지 않나요?"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사진=최부석기자 2014.08.20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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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즐거운 기업, 행복한 직장이 많아져야죠!"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업무 능률도 오른다"며 문화생활과 여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최부석 기자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업무 능률도 오른다"며 문화생활과 여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최부석 기자


"요즘은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하지 않나요? 즐길 수 있어야 하죠. 직장 내 즐거운 분위기만으로도 일의 능률은 오른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인 문화융성위원회의 김동호 위원장(77)은 "바쁘게 일하는 직장생활 가운데서도 '여가'는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인 기업가들도 일주일에 하루, 특정 시간을 할애해 반드시 휴식을 취한다고 하잖아요. 주기적으로 조용한 곳에 가서 즐기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기업의 성과를 분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서 그만큼 재충전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문화융성'을 국정 기조로 내건 정부가 마련한 것이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융성위원회가 올해 1월부터 시행한 이 날은 영화관·공연장·미술관·박물관 등 전국의 문화시설 이용 금액을 할인하거나 무료 개방해 국민들이 한결 쉽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평일 하루를 '문화가 있는 날'로 정한 것은 이날만이라도 정시퇴근이나 조기퇴근을 해서 직원들이 여유 있게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담았습니다. 문체부와 문화예술위원회가 '즐거운 직장, 행복한 기업' 인증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김 위원장은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공공기관은 정부정책에 자연스럽게 따르게 되지만 사기업은 입장이 다르니 강제할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가 있는 날'에 자진해서 참여하거나 자체적으로 여가친화적인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문화융성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신세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21개 기업이 '문화가 있는 날'에 동참하고 있다. 직원들의 여가문화와 복지가 기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는 것에 공감한 것이다.


김동호 위원장은 국내외 문화예술 현장을 누비며 빈틈없는 평일 일정을 소화하지만, 주말이면 테니스를 즐기고 일정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건강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진=최부석 기자김동호 위원장은 국내외 문화예술 현장을 누비며 빈틈없는 평일 일정을 소화하지만, 주말이면 테니스를 즐기고 일정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건강비결이라고 말했다. /사진=최부석 기자
김 위원장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의 참여도 높아지길 바란다"며 "직원들의 삶의 질이 풍요로워진다면 결국 회사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생각은 전국 문화현장을 누비며 직접 보고, 실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업을 방문해 그 현황을 면밀하게 살펴본 소회를 밝히는 것이다. 지난달에도 2주에 걸쳐 9개 권역의 '지역 소재 작은 콘텐츠기업' 37곳을 방문했는데, 여가친화기업들의 행보가 눈에 띄었다고 했다.

"제주도에 있는 3D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한 회사는 한 달에 평일 하루는 직원들을 무조건 놀게 하더라고요? 허허.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거죠. 회사 내에 밴드 합주실도 있고, 회사 옆에 기숙사도 운영하고요. 직원들 간에 분위기가 아주 좋아서 일이 저절로 될 것 같더라고요."

김 위원장은 "문화융성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민 모두가 문화예술의 창조자가 되고 소비자가 되게 하는 것"이라며 "결국은 여유롭고 행복한 생활을 향유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러려면 직장인들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회사의 분위기가 중요하겠죠? 많은 기업들이 저마다 즐거운 기업문화를 창출하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기업, 행복한 직장이 많아져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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