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 찬반 논란 "도입시급"vs"시기상조"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영민 기자 2014.08.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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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병제 찬반 논란 "도입시급"vs"시기상조"


설문조사☞ 뿌리깊은 군대문제, '모병제' 전환 해야한다 vs 시기 상조다

윤일병 사망 사건 등 군대 내 폭력과 자살 사건이 잇따르면서 모병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윤일병 사건으로 비롯된 군모병제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지난 4일 이 서명운동을 청원한 이는 "모병제는 가혹행위와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서명 운동에는 13일 오후 5시 현재 1690여명이 참여했다.

현재 아고라에는 해당 서명 운동 외에도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는 청원 5개가 올라왔으며, 모병제를 둘러싼 찬반 토론이 뜨겁게 진행 중이다. 모병제에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안전성, 효율성, 전문성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모병제에 찬성하는 한 누리꾼은 "이렇게 비윤리적이고 비인격적인 군대에 소중한 자식을 보내고 싶은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분단국가라는 이유로 군대를 강요한다는 것은 시대 정신과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모병제를 운영 중인 미국의 육군 모집 사이트에서는 입대, 훈련 프로그램, 월급 등 직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미국 육군 모집 홈페이지 화면 캡처모병제를 운영 중인 미국의 육군 모집 사이트에서는 입대, 훈련 프로그램, 월급 등 직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미국 육군 모집 홈페이지 화면 캡처
또 다른 누리꾼은 "지금의 군대는 규모가 중요했던 옛날과는 다르다. 징병제라고 해서 꼭 전투력이 더 강한 것도 아니다. 임병장, 윤일병같은 사람 안 나오게 하는 방법은 모병제 밖에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모병제 도입 반대 의견도 많다. 시기상조와 형평성, 예산 문제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아직은 시기상조다. 모병제 도입시 줄어드는 인력만큼 무기와 자동화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그 많은 예산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모병제는 군대 내 가혹행위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지금 당장은 인권침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여타 선진국들과 상황 자체가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병력을 줄이는 일은 위험하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김대영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과 진호영 예비역 공군 준장이 출연해 모병제 논란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김대영 위원은 모병제 도입이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며 "지금 북한에서는 계속적인 위협이 있는 상황이다. 또 북한이 갑자기 붕괴하는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지금 병력으로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모병제 도입시 인력 모집을 위해 인건비에 너무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할 것"이라며 "군대 내 가혹행위 문제는 모병제만으로 다 해결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군 자체의 변화"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진호영 준장은 모병제 도입에 찬성하며 "부족한 병력은 예비군 체제를 갖춰 운영하면 된다. 대치, 경비 병력은 과학화로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다. 북한의 급변 사태를 대비해 짧은 기간 징병제나 방위병, 보충역 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60만명을 30만명으로 줄이면, 육군 사단 30개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사단 하나를 줄이면 예산 절감 효과가 한 3000억이다. 그러므로 30만명으로 줄인 상태에서 운영·유지비를 줄이는 걸로도 월급을 주고도 충분히 충당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진 준장은 "모병제를 도입하면 군대 내 갈등도 훨씬 줄어들 것이다. 그냥 징병제에서 끌려오다시피 군대 생활을 할 때보다는 내가 자원해서 와서 군 생활을 할 때 태도도 다르고 전투력도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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