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부모 살해' 30대 아들, 대체 왜? 물었더니…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2014.08.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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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출동하자 2층서 뛰어내려 척추·다리 골절상

'60대 부모 살해' 30대 아들, 대체 왜? 물었더니…


매주 수요일마다 빠짐없이 성당 모임에 나왔던 조모씨(65·여)가 얘기도 없이 성당에 나오지 않았다. 전에 없던 조씨의 잠적에 이웃들은 조씨의 집을 찾아가 아들에게 안부를 묻곤 했다.

그때마다 아들 박모씨(32)는 이웃들에게 "부산의 상갓집에 갔다"며 "곧 돌아온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택시기사 아버지 박모씨(69)와 아내인 조씨, 그리고 백수 아들이 사는 단촐한 가정이었다.



열흘 째 조씨 부부 둘 다 연락이 전혀 되지 않았고 '부모와 아들이 싸웠다'는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이웃 하나가 경찰에 신고해 확인을 부탁했다.

조씨 부부의 집을 찾아간 경찰은 현관문으로 새나오는 잿빛 연기를 발견했다. 문을 열고 안방으로 들어가니 높게 쌓여있는 이불에 불이 붙어있었고, 이불의 맨 아래에는 에어캡(일명 뽁뽁이)에 싸인 시체 두 구가 놓여있었다. 조씨와 박씨 부부였다.



출동한 경찰을 본 아들 박씨는 붙잡히는 것이 두려워 시신에 불을 붙인 뒤 도망치려고 2층 난간에서 뛰어내렸다. 박씨는 척추와 다리가 부러져 현장에서 붙잡힌 뒤 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부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열흘 가까이 방치하다가 불을 지르고 도망친 혐의(존속살해 등)로 박씨를 체포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1시쯤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연립주택 2층 거실에서 자신의 카드빚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도중 어머니 조씨를 홧김에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이후 어머니를 살해한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이틀이 지난 30일 오후 11시쯤 안방에 있던 아버지 박씨까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박씨가 2층 난간에서 뛰어내린 뒤 골절상을 입어 현재 중환자실에 있다"며 "박씨가 치료되기까지 2달 정도가 걸린다고 해서 그 이후에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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