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교황방문 질서 있는 '축제의 장' 만들자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2014.07.3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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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지방경찰청장 치안감 박상용

한국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2002년 한·일월드컵! 지금도 국민들은 그 때의 감동과 환희를 잊지 못할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때는 대전 둔산경찰서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다 보니 경기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국민의 안전과 교통소통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기고]교황방문 질서 있는 '축제의 장' 만들자


한국이 이겼다는 기쁨에 앞서 오늘도 별다른 변수 없이 예정된 일정이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서곤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대규모 행사에는 늘 변수가 따르고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 여기저기를 오가며 밤을 샜던 기억보다는 질서를 지켜가며 경기장 주변에 텐트를 치고 응원가를 부르던 국민들의 그 열광적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크고 작은 행사를 경험하며 단련도 되었을 법 한데 어느 때보다 가슴 설레고 긴장되는 손님맞이 행사가 코앞에 다가와 있다. 바로 교황의 방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게다가 교황의 일정 중 당진 솔뫼성지와 해미순교성지 방문이 예정되어 있어 세기의 손님을 모시는 영광을 얻게 된 것이다.

교황의 방문이 예정된 내포는 19세기 무렵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천주교가 번성했던 곳이다. 하지만, 천주교를 금했던 당시 시대적 상황 때문에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박해를 받으며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만했던 아픈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이 같은 역사의 현장에 교황이 방문한다고 하니 사소한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교황의 이번 방문은 충남을 찾는 첫 번째 국빈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담고 있다. 게다가 17일 해미읍성에서 교황이 집전하는 가톨릭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는 CNN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수만 명의 신자와 관계자들이 운집한 상태여서 질서와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충남경찰은 지난 3월부터 교황 방문에 대비한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왔다. 가장 먼저 경호경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세부대책을 마련하고, 경찰청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충남경찰청 자체적으로 주기적인 대책회의를 통해 각 기능별로 주어진 임무가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세심하게 점검해 나가고 있다.

또한, 청장을 비롯한 전 기능 과장은 물론 실무자까지 교황 방문이 예정된 지역을 수차례 현장 답사하여 예상되는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장을 머릿속에 훤히 그리고 있어야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황 방문에 맞춰 전국에서 수많은 신자들이 모이고 여기에 휴가철 관광객 또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교통 불편 해소와 각종 안전사고 예방에도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천주교구, 충남도청, 충남교육청, 당진시와 서산시 등 유관기관과 수시로 회의를 갖고 각 기관별 역할분담과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처럼 교황 방문은 지역사회 모두가 참여해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할 축제이자 경건한 의식인 셈이다. 또한, 충남을 전 세계에 알리고 대한민국의 위상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같이 교황방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경찰을 비롯한 유관기관의 철저한 준비 못지않게 주민 협조가 절대적이다.

이제 예정된 시간이 보름 정도 남았다. 교황방문이 행복한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진행될 몇 차례 가상훈련과 행사 당일 예정된 교통통제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기를 당부 드린다. 충남경찰 또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질서와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행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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