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22살 여대생에 꽃바구니 보낸 까닭은?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14.07.3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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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 합격자에 꽃바구니+입사예정자 명함 선물, 가족 감동은 '덤'…삼성전자 우수인재 확보 '결실'

권오현 부회장, 22살 여대생에 꽃바구니 보낸 까닭은?


서울 A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K양(22세)은 최근 꽃바구니 선물을 받고 울음을 터트릴 뻔했다. 그동안 짝사랑해 오던 남자친구가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와 함께 보낸 꽃바구니는 아니었지만 감동의 무게는 다르지 않았다.

꽃바구니를 보낸 주인공은 다소 의외의 인물이다. 꽃바구니는 권오현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 대표이사(부회장)가 보낸 것이었다. 꽃바구니 속에는 연애편지 대신 '삼성전자 입사예정자 ○○○'이 새겨진 명함이 꽂혀 있었다.



삼성전자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될 성 부른 떡잎'을 미리 확보하려는 노력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전남대 등 26개 대학에서 삼성 소프트웨어 트랙(SST) 과정을 이수한 대학 3학년 학생 300여 명에게 '삼성전자 입사예정자' 합격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SST는 소프트웨어 관련학과의 대학생을 선발해 소프트웨어 우수 인재로 양성하는 과정이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대학별로 각각 15명 내외의 대학생을 선발한다. 전체 SST에 참여한 700명 내외의 학생 가운데 절반 정도가 합격의 영광을 차지하는 셈이다.

K양은 다른 기업에도 취업원서를 내볼까 고민하기도 했었지만 ‘삼성맨’이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특히 삼성전자의 팬이 돼 버린 아버지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 K양의 아버지는 “정식 직원이 된 것도 아닌데 이 정도로 정성을 들이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며 “직원들을 이 정도로 생각하는 걸 보니 딸아이의 미래를 믿고 맡겨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K양은 벌써부터 마지막 대학생활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을 짜느라 꿈에 부풀어 있다.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새벽부터 토익학원으로 달려갈 필요도 없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 자격증을 딸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읽고 싶었던 책과 씨름하며 가끔 여행도 다녀올 생각이다.

내년 대학등록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삼성전자는 1년 등록금을 장학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K양처럼 대학졸업 이전에 삼성전자에 입사할 수 있는 방법은 SST 외에도 삼성 탤런트 프로그램(STP)이 있다. 입사를 보장받지는 못하지만 인턴십을 통해 삼성전자에서 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먼저 SST에 지원할 수 있는 대상은 2학년 2학기부터 3학년 2학기 내 재학생이다. 선발된 학생들은 일정 기준의 트랙 교과목을 수강,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이 갖춰야 할 필수 역량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과정이 끝나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와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하고 합격자는 인턴실습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후 장학생 확정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뽑게 된다. 최종 합격자는 연간 1000만원의 장학금을 받게 된다.

2011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STP 역시 산학협력을 통해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국내 14개 대학에 과정이 개설돼 있다.

STP는 기술 인재 육성을 위해 삼성전자와 대학이 협력해 관련 분야에 필요한 기술과 교과 과정을 선정해 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을 제시, 이수하는 교육 과정이다.

기존의 통신분야에서 삼성전자 전 사업분야와 미래분야, 기초분야로 확대됐고 최근 디자인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기구·금형 분야가 보완·강화됐고 신소재 등의 분야도 추가됐다.

STP 역시 3학년 때 지원해 SSAT를 거친 후 면접을 진행한다. 면접 합격자에 한해 인턴실습을 진행하고 인턴 수료 후 장학생 확정 면접을 실시하고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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