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김주' 일제상승..배당정책 화답하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4.07.29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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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증시에서 정부의 영향력이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최근 강세장이 연출되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는 '배당 확대정책'과 관련해 이들 기업들이 조만간 '행동'에 나서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100위 이내의 대형주 가운데 시세가 가장 강했던 종목은 한국전력 (21,250원 ▼100 -0.47%)기업은행 (13,660원 ▲60 +0.44%)이었다.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2400원, 6.25% 급등한 4만750원에 장을 마쳤고 기업은행도 850원 오른 1만4450원에 끝났다. 주가 상승률은 한국전력과 같았다. 이들의 강세로 업종지수도 초강세를 보였다.

주가급등 배경으로는 일단 실적개선이 거론된다. 한국전력은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흑자전환이 유력하고 기업은행도 이익률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황창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2분기 50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대비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6월 성수기 전기요금 적용, 원전가동률 상승, 연료가격 안정화로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올 2분기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을 전년동기대비 26.9% 증가한 2650억원으로 추정했다. 중소기업 대출 확대, 순이자마진(NIM) 개선, 대손비용 감소 등 이익회복세가 가시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증권가가 주목하는 것은 두 기업의 배당확대 가능성이다. 한국전력은 정책금융공사와 정부가 총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60%(1분기말)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고경영자 인사권도 정부에 있다.


정부의 2기 경제팀을 이끌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기업들의 배당을 늘려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민간기업의 반응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보니, 정부의 지분이 있는 상장기업들이 '총대'를 메지 않겠냐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외국인 지분이 절대적인 다른 대형주들과 달리 이들은 정부지분 비중이 커 '국부유출' 논란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기대이상의 매출성장과 배당매력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내년 기준 5%가 넘는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한국전력과 기업은행 외에도 정부의 입김을 받는 기업이 많다. 시중은행과 금융지주, 철강, 통신 등이 우선 거론된다. 은행은 정부 규제에 가장 민감한 곳이고, 상대적으로 배당여력도 있는 편이다.

POSCO (403,500원 ▲4,500 +1.13%)를 중심으로 한 철강기업들은 공급가격과 관련해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으며 통신은 주파수 배분 등 기간망 구축과 통신비 책정 등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POSCO 주가는 6월말 30만4000원에서 이날 33만4500원으로 10% 가량 올랐고, 동국제강은 같은 기간 7000원에서 8190원으로 급등했다. 철강주 뿐 아니라 SK텔레콤, KT 등 통신주들도 이날 강세를 보였다.

은행과 금융지주는 경기부양책으로 지금까지 주가가 많이 올랐으나, 앞으로는 배당확대 여부가 주가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이들 중 실제 배당확대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곳도 있다는 귀뜸이다.

한편에선 기업들의 실적이 아직 부진한 곳들이 많아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배당확대가 이뤄질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22일 한국거래소 기자간담회에서 "배당확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기업들이 엄청난 자금을 쌓아놓고도 풀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제 기업들의 배당여력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 당장 기업들의 배당확대가 가능한지부터 살펴야한다"며 "배당주 투자로 볼 종목은 한국쉘석유, 신도리코, 에스원, KT&G, 퍼시스, 자화전자, 빙그레, SK텔레콤, KPX케미칼, 유한양행 등으로 정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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