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팬택, 구사일생하나…조만간 워크아웃 개시 기대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4.07.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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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채권 상환 2년 유예…채권단 정상화방안 수정가결할 듯…보조금상한 비대칭규제 필요

이동통신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에 대해 2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조만간 팬택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개시될 전망이다. 팬택이 빠르게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 (50,800원 ▼200 -0.39%), KT (34,500원 ▼100 -0.29%), LG유플러스 (9,880원 ▲100 +1.02%) 등 이동통신 3사는 24일 팬택 상거래 채권의 상환을 2년간 무이자 조건으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환을 유예하는 채권은 이동통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거래 채권 전액으로 1531억원 규모다.



이동통신 결정에 대해 팬택 관계자는 "팬택 회생을 위해 큰 결정을 내려준 이동통신3사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한다"며 "조속히 정상화돼 이동통신사 이익에도 부합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팬택 채권단도 이동통신사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보고 기존에 결정한 정상화 방안을 수정 가결한다는 계획이다. 팬택 채권단은 지난 4일 1800억원 상당의 이동통신사 출자전환을 전제로 팬택 정상화방안을 가결했다.



팬택의 워크아웃이 시작되려면 채권단이 이동통신사 출자전환 없이도 워크아웃 개시한다는 내용으로 기존 정상화방안을 수정해야 한다.

팬택 채권단 관계자는 "공식적인 요청이 오면 기존 정상화방안을 수정해 채권단에 부의할 것"이라며 "가능하면 빨리 회의를 열고 수정 정상화방안을 의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다음주 팬택은 워크아웃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이 시작되면 이동통신사의 채권 상환이 유예될 뿐만 아니라 금융권이 보유한 채권도 상환이 유예됨으로써 팬택의 당장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특히 금융권이 보유한 3000억원의 채권을 출자전환하면 재무구조도 개선된다.


그렇다고 팬택이 바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 채권단은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에 팬택은 제품을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한다.

이동통신사들은 단말기 구매 관련해 고객 수요 및 기존 재고 물량 등 각사의 수급 환경을 고려해 사업자별로 판단할 예정이다. 팬택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이 있으면 사주겠다는 의미다.

재고가 쌓여있으니 당장 팬택으로부터 스마트폰을 사주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최근 팬택 스마트폰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재고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특히 아직 본격적으로 출시되지 않은 '베가 아이언2' 레드컷 모델에 대한 잠재수요가 많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까지 가세하면 팬택 회생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팬택은 단말기 보조금 상한제 등에서 비대칭 규제를 바라고 있다. 팬택 스마트폰에 더 많은 보조금을 줄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되면 팬택 스마트폰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팬택 스마트폰을 찾고 있다"며 "보조금에서 비대칭으로 규제받는다면 팬택 스마트폰 판매는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팬택은 이동통신사와 채권단 결정에 따라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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