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뮤지컬협회의 '통합전산망'에 대한 '이상한' 해석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14.07.2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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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매표소 통합시스템 아닌 정보 공유 시스템"…같은 사안, 다른 해석에 어리둥절

공연장 로비 티켓 판매·교부처공연장 로비 티켓 판매·교부처


공연 데이터를 모으자했더니 매표소시스템을 통합하자고?

공연계가 '통합전산망 사업'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뮤지컬협회(이사장 설도윤)는 23일 '뮤지컬 분야 통합전산망 구축의 필요성'에 관한 보도자료를 통해 '통합전산망은 매표소에 단일 통합전산시스템을 설치·운영하는 입장권 정보통신망'이라고 설명했다.



협회에 따르면 통합전산망이란 전국의 국공립 또는 사립 공연장, 문화회관 등 입장권을 발매하는 시설의 현장 매표소(Box Office)에 단일의 통합전산시스템을 설치해 전국을 실시간 온라인 네트워크로 연결·운영하는 입장권 정보통신망이다.

그러나 이 개념은 업계의 기존 이해와 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년여 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공연계가 수차례 공청회를 통해 논의한 결과, 통합전산망사업은 공연산업 투명성 제고와 합리적인 발전을 위해 '공연 데이터를 모으고 통계화 하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한 뮤지컬 제작사 대표는 "통합전산망은 공연산업 지원을 위한 데이터 취합 및 통계화 시스템으로 알고 있는데, 왜 전국 매표소 발권시스템 통합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공연계 관계자도 "공연 데이터를 모으는 것과 티켓발권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라며 "이는 경쟁과 연동을 통해 발전해온 국내 예매·발권 분야의 시장경제원리를 부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도 뮤지컬협회가 통합전산망의 개념을 잘못 풀이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뮤지컬산업이 발전하려며 먼저 업계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 정부가 2012년부터 '공연예술 통합전산망 사업'을 추진했다"며 "이것은 수익사업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DB구축을 위한 지원을 적극 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제 시스템이 어느 정도 구축되어 이번 주 안에 통합전산망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실시하는 시범서비스는 우선 국립극장을 중심으로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략 보여주는 정도일 것"이라며 "통합전산망 사이트에 접속하면 지금 예매율 1위인 공연이 무엇인지 등 공연관련 현황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오는 8월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개최하고, 공연계 종사자들을 비롯한 문화예술 관계자들과 함께 발전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편 뮤지컬협회의 이번 보도자료 내용에 대해서는 협회 회원사나 공연계 관계자들이 잘 모르기도 해, 일부 관계자들만 공유한 내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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