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배당·외국인 수급 타고 박스권 돌파할 것"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4.07.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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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연중 최고치 '터치'···자산운용사 스타 펀드매니저들이 보는 코스피 전망은

이미지=김지영 디자이너이미지=김지영 디자이너


코스피가 장중 2030을 터치하며 또다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2기 경제팀' 기대감에 외국인이 연일 1000억원 넘는 순매수 행진을 이어간 덕분이다.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92포인트(0.05%) 내린 2018.05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300억원 넘는 순매수를 나타냈지만 기관이 1697억원 매도 우위로 매물을 내놓으며 오후 들어 지수가 하락 반전했다.



비록 장중이지만 코스피는 2030선을 터치하며 다시 한번 '3년 박스권'의 상단에 도달했다. 여의도 증권가는 이번에는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을지 긴장감이 조성되는 분위기다. 최경환 부총리의 경제팀이 적극적인 부양책을 제시하면서 펀드매니저들의 박스권 돌파에 대한 확신도 강해지고 있다.

◇"배당만 늘려도 코스피 박스권 뚫을 것"=자산운용사의 펀드 운용을 총괄하는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이제 한국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할 '필요조건'이 갖춰졌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부동산 경기회복과 △배당금 증액을 통한 내수 활성화를 추진하려는 의지가 매우 확고하기 때문이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전무는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된 가장 큰 원인은 낮은 배당수익률 때문인데 정부가 이 부분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앞장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1.1%)보다 배당수익률이 월등히 높은 대만 증시(2.8%)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7배로 코스피 대비 무려 70%의 할증을 받고 있다. 즉 배당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에 그만큼 중요하고 이번 최경환 부총리의 배당 증액 발언만으로도 외국인의 관심을 돌리기 충분했다는 분석이다.

최광욱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전무는 "지금 한국 기업들의 실적은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도 배당이 현실화될 경우 주식시장은 재평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시가배당수익률이 지금의 두 배만 올라도 코스피가 최소 20%는 껑충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배당금 증액과 부동산 경기활성화는 내수 회복과 고용 확대로 이어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봤다.

이승준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정부는 결국 부동산과 배당금 증액을 통해 내수 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다"며 "기업에 고여 있는 현금을 사회로 순환시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므로 2기 경제팀의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주가는 경기의 함수인데 결국 내수 경기가 회복되면 지수가 올라갈 것"이라며 "실적 성장을 통한 전고점 돌파는 현재로서는 어렵지만 정부 의지에 힘입은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코스피가 하반기에 박스권을 돌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수급에 숨통 트인다=CIO들은 하반기 한국 증시를 이끌어갈 가장 중요한 주체로 외국인을 꼽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2기 경제팀의 '신정부 정책'에 베팅할 거란 예상이다.

박용명 한화자산운용 상무는 "외국인 수급과 배당금 증액 기대감이라는 두 가지 모멘텀은 하반기로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며 "기업 실적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없지만 급격하게 감소하지도 않을 전망이다"고 밝혔다.

최근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에도 코스피가 별 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점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선진국 증시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어 하방경직성이 탄탄하다는 것이다. 즉 하방은 제한됐는데 상방은 열려있는 상황이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지금 한국 증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만은 확실하다"며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고 외국인은 이에 베팅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약 4조3000억원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5월 중순 이후, 즉 최근 들어 순매수한 것이다.

허 부사장은 "앞으로 2년 안에 한국경제는 지금의 답보상태에서 벗어나거나 일본식 복합불황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결국 2년 안에 정부가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정책 액션이 뒤따를 것이며 이 과정에서 강세장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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