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최근 우리투자증권을 유상증자 주관사로 선정하고 약 1700억~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거래를 계획했다. 메리츠금융은 이 증자를 위해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거래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이 최근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을 토대로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적합한 영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자본력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력 자회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고 과감하게 나선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도 거래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어 (자본) 여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도 RBC(지급여력비율) 개선을 위해 지난해 증자를 검토했지만 지난 3월에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555억원의 자본을 유치한 이후 경영권 지분 희석을 막기 위해 추가적인 증자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조 회장의 복귀와 함께 메리츠금융그룹은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선두에는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를 목전에 둔 메리츠종금증권이 있다. 김용범, 최희문 공동대표가 이끄는 이 증권사는 최근 부동산 투자 지급보증 시장에서 맹위를 펼치며 소형사이지만 수익률이 높은 영업을 펼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700억원에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두 회사가 합병하면 자기자본이 1조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자기자본이 1조원대를 넘어서면 IB(투자은행) 영업을 확대할 수 있다.
거래 관계자는 "최근 증권업황이 부진하지만 골드만삭스 출신의 최희문 사장이 이끄는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구조화금융이라는 틈새시장에서 적잖은 수익을 내고 있다"며 "조정호 회장은 그동안 보수적인 사업기조를 유지했지만 최근 경영에 복귀한 이후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영업에 확신을 가지게 됐고 이제는 자본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