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메리츠금융 2000억 전격 유상증자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심재현 기자 2014.07.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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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확장하는 메리츠금융그룹]① 조정호 회장 경영복귀후 공격적 사업확대 포석…아이엠증권 인수 여력도 확충

메리츠금융지주가 최대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최근 우리투자증권을 유상증자 주관사로 선정하고 약 1700억~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거래를 계획했다. 메리츠금융은 이 증자를 위해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거래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메리츠금융이 최근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을 토대로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적합한 영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자본력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력 자회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고 과감하게 나선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도 거래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어 (자본) 여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1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다 중단했다. 메리츠금융이 보유한 자회사인 메리츠캐피탈과 50.1% 경영권 지분을 가진 메리츠화재보험을 지원하기 위해 3자 배정 방식으로 증자에 나서려 했지만 메리츠캐피탈이 사업 확대를 위해 추진하던 우리파이낸셜 인수가 실패하자 증자 계획도 접었다.

메리츠화재도 RBC(지급여력비율) 개선을 위해 지난해 증자를 검토했지만 지난 3월에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555억원의 자본을 유치한 이후 경영권 지분 희석을 막기 위해 추가적인 증자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메리츠금융이 지난해 미뤘던 유상증자를 시도해 사업 확대를 다시 개시하려는 배경에는 조정호 회장의 경영복귀가 자리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6월에 지배구조를 투명화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만들기 위해 메리츠금융과 메리츠화재 회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가 9개월만인 올해 3월에 등기이사로 경영일선에 다시 복귀했다. 조 회장은 당시 불거진 고액연봉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함을 던졌지만 이후 계열사들의 일사 분란한 경영이 이뤄지지 않자 다시 전면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복귀와 함께 메리츠금융그룹은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선두에는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를 목전에 둔 메리츠종금증권이 있다. 김용범, 최희문 공동대표가 이끄는 이 증권사는 최근 부동산 투자 지급보증 시장에서 맹위를 펼치며 소형사이지만 수익률이 높은 영업을 펼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700억원에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두 회사가 합병하면 자기자본이 1조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자기자본이 1조원대를 넘어서면 IB(투자은행) 영업을 확대할 수 있다.

거래 관계자는 "최근 증권업황이 부진하지만 골드만삭스 출신의 최희문 사장이 이끄는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구조화금융이라는 틈새시장에서 적잖은 수익을 내고 있다"며 "조정호 회장은 그동안 보수적인 사업기조를 유지했지만 최근 경영에 복귀한 이후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영업에 확신을 가지게 됐고 이제는 자본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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