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빗이끼벌레 한강에도 등장…4대강사업 후유증?

뉴스1 제공 2014.07.1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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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영산강, 낙동강 이어 한강도 서식 확인…4대강 모두 발견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지난 8일 오전 강원 춘천시 근화동 조각공원 인근 공지천에서 시청 관계자들이 물에 떠 있는 큰빗이끼벌레를 수거하고 있다. 공지천은 상수원 상류인 북한강 수계 의암호와 연결돼 있다. /뉴스1 ⓒ News1지난 8일 오전 강원 춘천시 근화동 조각공원 인근 공지천에서 시청 관계자들이 물에 떠 있는 큰빗이끼벌레를 수거하고 있다. 공지천은 상수원 상류인 북한강 수계 의암호와 연결돼 있다. /뉴스1 ⓒ News1


큰빗이끼벌레가 한강에서도 발견됐다. 금강, 영산강, 낙동강에 이은 것으로 4대강 모두에서 서식 확인이 된 셈이다.

4대강 조사단, 새정치민주연합 4대강불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는 10일 오전 경기 여주시 남한강 이포보 인근 유역에서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강변 바닥에서 큰빗이끼벌레 서식을 확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큰빗이끼벌레는 물이 흐르지 않는 호수나 저수지에 주로 서식하는 1mm 정도의 작은 태형동물이다. 독성은 없으나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 번성했다가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에 죽으면서 수질오염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순쯤 금강 중류 공주보에서 올들어 처음 발견된 큰빗이끼벌레는 지난달 26일 영산강 광주 구간에 이어 지난 6일에는 낙동강 강정보령보와 창녕함안보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잇따라 발견된 바 있다.



큰빗이끼벌레는 적은 강수량과 보(洑) 건설 등 유속이 느려지고 수질이 악화되면서 대량 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서는 4대강 사업 부실 등 '환경파괴'의 경고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내고 있다.

주기재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10일 "강이 담수화 되고 수심이 깊어진데다가 기생할 수 있는 나무 잔류물 등이 많아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됐다"며 "4대강 사업 당시 보 건설로 개체수가 늘어났을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현장조사에 참여한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 의원은 "큰빗이끼벌레가 남한강에서 발견된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면서 "4대강 보 수문 개방을 포함한 4대강사업 전반에 대해 재논의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환경당국은 과거에도 영산강 하류 등 흐름이 약한 곳에서 이 벌레가 발견된 적이 있어서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4대강 사업 등 수질악화로 인한 다량 번식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연관성을 크게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큰빗이끼벌레는 수질과는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라며 "다만 강에 여러 가지 목적으로 댐이나 보 등의 구조물이 설치되면서 유속이 좀 느려진 부분이 증가 원인의 하나로는 생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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