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가 달콤한 '설탕·밀가루·옥수수株' 3인방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4.07.0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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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 하락&원화강세 '이중 수혜'···제당, 제분, 전분당주 신고가

(7월3일 장중 주가 기준)이미지=김지영 디자이너 (7월3일 장중 주가 기준)이미지=김지영 디자이너


원/달러 환율이 1010원 아래로 내려오면서 설탕, 밀가루, 전분당을 제조하는 기초소재 식품주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원화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된데다 국제 곡물가까지 약세를 보이며 '이중 수혜'가 예상돼서다.

3일 코스피 시장에서 제당업체인 삼양사 (49,350원 ▲950 +1.96%)는 전일대비 5.10% 오른 5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만80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동종업체인 CJ제일제당 (310,500원 ▼11,500 -3.57%)도 장중 35만4110원으로 신고가를 터치했다. 밀가루 업체인 대한제분 (138,000원 ▼1,100 -0.79%)과 전분당 업체인 삼양제넥스 (213,500원 ▲2,500 +1.2%)도 각각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들 기초소재 식품회사들은 원료인 곡물을 수입해 가공·판매하는 단순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구조적 성장은 제한적이지만 원료 가격이 하락하고,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때 수익성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약세였던 국제 농산물 가격이 일시 반등했지만 5월부터 다시 하락 추세로 반전했다. 국제 선물시장(CBOT, ICE)에서 2분기 원당, 소맥, 옥수수 선물 가격은 각각 6.5%, 19%, 15.5% 하락했고 7월 초에도 추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설탕·밀가루·전분당업체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졌다.



손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북미 지역의 올해 곡물 공급 전망이 양호하고 재고가 풍부하다는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국제 곡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5월을 기점으로 곡물가가 하락 추세로 돌아섰고 7월에는 더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고 설명했다.

원화강세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3월말 1064.70원에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30일 1011.80원으로 마감했다. 마진이 얼마 안 되는 기초소재 식품업 특성상 환차익이 더해질 경우 수익성은 큰 폭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원당업체인 삼양사의 손익은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153억원의 환차익이 붙는 효과가 있다. 2분기 원/달러 환율이 약 5% 하락했기 때문에 환차익이 당기순익에 상당한 플러스가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원화강세가 진행된 지난 1분기 삼양사 매출액은 3232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대동소이했으나 당기순익은 76억원으로 13억원을 기록한 전년비 484.6% 증가했다.

밀가루 업체인 대한제분도 1분기 영업이익이 149억원으로 전년비 217.0% 증가했고, 당기순익은 10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전분당 업체인 삼양제넥스도 1분기 매출액은 전년비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비 90.6% 증가했다. 당기순익도 85억원으로 전년대비 142.9% 늘었다.



내수산업인 제당·제분·전분당의 성장률은 정체되고 있지만 이익은 환경 덕분에 늘어난 것이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매출(Q)의 증가가 정체된 가운데 원료가격 하락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며 "다만 이익 성장의 지속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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