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엔터만상]'만리장성' 뛰어넘은 토종 캐릭터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4.06.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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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엔터만상]'만리장성' 뛰어넘은 토종 캐릭터


캐릭터업계에서 모처럼 반가운 중국발 소식들이 들려온다. 토종 캐릭터로는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뽀로로’의 경우 최근 베이징에 개장한 뽀뽀로 테마파크가 이용객들로 붐빈다고 한다. '로보카 폴리'는 중국 대표 방송사인 CCTV의 방영을 확정지었다.

사실 국내 캐릭터들의 해외 진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의 선전은 남다른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중국 캐릭터시장이 해외 캐릭터들엔 진입장벽이 높아서다.



중국정부가 자국 문화보호에 적극 나서면서 캐릭터를 비롯한 해외 문화콘텐츠가 중국에 진출해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 특히 유아관련 콘텐츠의 경우 지상파방송을 통한 방영이 제한적일 정도로 보호막이 두껍다. 이런 중국시장에서 새로운 성공스토리를 써가고 있는 뽀통령과 폴총리가 기특할 수밖에 없다.

뽀로로와 로보카 폴리가 중국에서 인정받는 원동력은 스토리의 힘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뽀로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 최종일 대표는 뽀로로의 해외 성공 비결에 대해 “형형색색의 화려한 영상도 한 몫을 했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스토리의 힘이 컸다”고 말한다.



여기에 뽀로로와 로보카 폴리는 재미와 교육요소까지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캐릭터인 로보카 폴리가 중국 현지에서 교통안전캠페인 홍보대사로 활약하는 것도 교통안전이라는 재미와 교육을 겸비한 스토리 때문이다.

국내 애니메이션 및 캐릭터업체들이 막강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결국 스토리에 집중해야하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다. 올해초 토종 애니메이션 ‘넛잡’이 북미 극장가에서 월트디즈니의 ‘겨울왕국’과 경쟁하며 흥행돌풍을 일으킨 것도 역시 문화적 이질감을 뛰어넘는 스토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열악한 국내 캐릭터 업체들에 해외시장은 성장의 돌파구이며 생존의 답이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해외사업의 물꼬를 트기 위해 비싼 수업료를 치뤘다. 최근들어 그 노력의 결실들이 맺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시장에서 토종 캐릭터들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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