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도피 돕는 구원파 얼마 안남았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황재하 기자 2014.05.2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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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도피 도우면 반드시 처벌, 현상금은 5억원…유병언, 심복 외에는 부탁 못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일부 신도들이 조직적으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도피를 도운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구원파 신도들 중 극히 일부가 유 전회장의 도피를 돕고 있다고 보고 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유 전회장을 쫒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회장의 도피를 돕는 구원파 신도가 얼마 남지 않다고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유병언 유대균 변장시 예상모습유병언 유대균 변장시 예상모습


앞서 검찰은 유 전회장의 도피를 돕는 사람은 엄단하겠다고 누차 강조했다. 범인도피·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경우 현행법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실형을 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유 전회장을 도울만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또 유 전회장에게 단일사건으로는 사상 최고액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5억원의 현상금이 걸린 만큼 유 전회장은 정말 믿을만한 '심복' 외에는 도피를 도와달라고 부탁하기 어렵다.

검찰은 유 전회장의 '심복'들에 대해 수사력을 모아 왔다. 검찰은 구원파에 십일조를 한 신도 중 행적이 묘연한 사람을 중심으로 확인작업을 벌였고 이미 유 전회장의 도피에 실질적 도움을 준 7명은 체포되거나 구속됐다.



구속된 한모씨는 경기도 안성교회 신도이자 유 전회장의 계열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계열사 직원으로 금수원에 있는 미네랄 생수와 마른 과일 등 도피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순천 지역으로 옮겨주는 등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회장의 오랜 측근인 추모씨는 한씨로부터 물건을 받아 유 전회장에게 전달했고 변모씨 부부는 차명 휴대폰을 추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모두 구속됐다. 도피자금 800만원, 도청감지장치, 차명휴대폰까지 들고 유 전회장과 도피생활을 함께한 아해프레스 여직원 신모씨도 현재 구속돼있다.

또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 재단 이사장은 유 전회장의 도피를 총괄·기획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있다. 총괄기획, 물자조달, 은신처 제공을 했던 유 전회장 측근들이 대부분 붙잡힌 것이다.


검찰은 현재 이석환 금수원(구원파 총본산) 상무와 구원파 신도 양모씨 등을 찾고 있다. 이 상무는 검찰이 유 전회장을 향해 수사망을 점점 좁히던 시점에 이미 변씨 부부에게 연락해 부부가 관리하는 별장을 비워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무는 유 전회장이 도피할 무렵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유 전회장의 은신처가 정해지자 내부를 수리하는 등의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빛이 건물 바깥으로 새 나가지 않도록 창문과 문틈 등을 막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유 전회장 주변에 신도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추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고 전국 검찰이 총력을 쏟고 있는 만큼 조만간 유 전회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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