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닷컴시장 완결판? 춘추전국→양강구도까지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14.05.30 15:13
글자크기

[다음-카카오 합병]'검색'→모바일 등 시장 격변따라 이합집산…'네이버'-'다음 카카오'로 재편

카카오와 다음 (46,250원 ▼200 -0.43%)커뮤니케이션이 전격적인 합병 수순에 돌입하면서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서비스 생태계에 메가톤급 후폭풍이 예고된다.

무엇보다 과거 90년대 후반에 태동한 국내 웹 생태계는 태동한 이래 20여년만에 '범 네이버 그룹'과 '다음-카카오'그룹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양 그룹을 이끌게 된 실질적인 주역은 국내 인터넷 1세대로 NHN(현 네이버)을 공동 창업했던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 한때 동업자에서 현재는 경쟁자로 유무선 인터넷 빅뱅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이들 거장의 숙명적 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카카오' 닷컴시장 완결판? 춘추전국→양강구도까지


◇춘추전국 '닷컴' 20년 만에 양강 구도 재편

네이버 (184,100원 ▼3,200 -1.71%), 다음, 야후코리아, 라이코스코리아, 네띠앙, 코리아닷컴, 한미르, 엠파스. 1990년대 중후반 IT벤처 열풍과 더불어 탄생했던 1세대 닷컴 기업들이다.



하지만 이같은 닷컴 춘추 전국시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2000년대 초중반 검색광고와 메일, 카페, 커뮤니티 등 참여형 서비스로 진화되는 인터넷 격변기를 맞아 네이버-다음-SK커뮤니케이션즈(싸이월드)-야후코리아-KTH(파란) 등 강력한 킬러 서비스를 보유했던 일부 기업만 생존한 채 상당수 닷컴 기업들이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채 자취를 감춰야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닷컴시장은 '검색제왕' 네이버(舊 NHN)대 경쟁사들의 추격전 양상이다. 국내 원조 SNS '싸이월드'로 강력한 이용자층을 확보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검색 서비스기업인 엠파스를 전격 인수하고, 다음 역시 글로벌 기업과 제휴와 한편으로 티스토리 인수 등을 통해 UCC(이용자 참여 콘텐츠) 콘텐츠를 대폭 강화하는 등 업계 내 '합종연횡'이 가속화됐다.

그러나 네이버의 '난공불락' 철옹성을 깨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쟁사들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검색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네이버 독주체제는 10년 넘게 지속됐다. 초창기 국내 인터넷 서비스의 대명사였던 야후코리아가 15년 만에 한국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KTH (5,170원 ▼30 -0.58%)는 포털사업(파란)을 접어야 했고, SK컴즈는 사업부문이 뿔뿔이 흩어졌다.


닷컴 시장의 변화도 그야말로 전광석화다. 과거 '커뮤니티'→웹2.0(UCC)→검색으로 진화되더니 이제는 '모바일'이 시장 패권의 열쇠를 쥐고 있다.

2008년 '아이폰' 국내 상륙 이후 다음은 '모바일' 시장 위주로 발빠르게 변신을 시도했지만, '만년 2위 포털'을 타개할 결정적인 모멘텀은 찾지 못했다. 신생기업인 카카오가 '카카오톡' 하나로 무섭게 성장한데다, 네이버도 시장 변화와 맞물려 과거 캐시카우였던 한게임과 검색부문(네이버)를 분리하고, 라인, 캠프모바일 등 모바일 전문기업들을 잇따라 분사시키는 등 일대 변신을 시도했다. 다음 역시 다급해졌다. 만우절 단골 소재일 정도로 '인수설'의 대상이었던 다음이 급기야 카카오와의 합병을 결심하게 된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모바일' 한판 전쟁 벌어지나

연내 양사의 합병절차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양사는 '다음 카카오'라는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한다. 현재 양사 합병 시너지에 대한 주변의 관측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카카오 입장에서 절실한 것이 다음의 인프라다. 당장 신사업과 해외 시장에 필요한 2000명 가량의 전문 인력은 물론 10여년 넘게 네이버와 경쟁체제 속에 축적한 사업 노하우와 기술, 킬러 콘텐츠를 단기에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음 역시 10여년간 지속돼왔던 '만년 2위 포털'을 넘기 위한 강력한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카카오와의 합병으로 직원수 3200명, 시가총액 3조원 이상의 초대형 IT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게 된 것. 단순한 물리적 규모 외에도 자사의 커뮤니티, 지도 등 생활형 서비스와 카카오톡의 모바일 인프라와 해외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모바일 시장과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잠재동력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다음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국내 유무선 닷컴시장이 '범 네이버' 그룹과 '다음-카카오' 그룹의 양강 구도로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라인과 캠프모바일 등을 축으로 유무선 융합형 서비스 시대에 맞춰 진용 새판짜기를 진행해왔다. 다음과 카카오 역시 초기 독자법인 형태로 운영하면서 부문별 통합 혹은 분사, 추가인수 등 조직정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닷컴 시장의 패권이 결국 모바일과 글로벌 사업의 성패 에 따라 갈리게 될 것"이라며 "검색, 광고, 콘텐츠, SW 기술에 기반한 ICT 생태계 지형도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 양대 거대 플랫폼에 따라 합종연횡을 본격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