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엔터만상]엔터, 뭉치면 강해진다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4.05.0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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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엔터만상]엔터, 뭉치면 강해진다


지난달 29일 국내 최대 음반기획사 에스엠의 자회사인 SM C&C와 국내 최대 드라마제작사인 삼화네트웍스가 서로 간의 주식을 취득해 눈길을 끌었다.

엔터업종내 이종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두 회사가 주식을 교차매입해 동맹관계를 맺은 것은 새로운 '빅 마켓'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M C&C는 중국 내 인지도가 높은 스타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삼화네트웍스는 김수현 등 국내 최고의 작가들과 드라마 제작능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이 다양한 한류 콘텐츠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에서, SM C&C와 삼화네트웍스의 결합은 다양한 종류의 한류 콘텐츠 제공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의 한수'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엔터업종내 이종사업을 영위하는 업체간의 결합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배우 매니지먼트 기획사인 IHQ가 가수 매니지먼트 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고, 같은해 12월 역시 배우 매니지먼트 기획사인 웰메이드가 걸그룹 '걸스데이'가 소속된 가수 매니지먼트 기획사 드림티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사실상, 엔터업종내 합종연횡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는 모양세다.



이들 업체의 공조가 긍정적으로 비춰지는 것은 국내 엔터업체들이 더욱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갈수록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해외시장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사실 엔터업계는 대중을 상대하는 사업성향과 달리 독립의식이 지나치게 강하다. 그동안 엔터업종내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뤄졌지만, 뚜렷한 시너지가 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독립의식과 무관치 않다. 기획사 대표와 소속 아티스트들의 보이지 않는 의리, 소속사와 상관없이 확실한 팬덤을 갖고 있는 스타들을 확보하고 있는 탓에 독립의식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자의 색깔을 갖고 있는 엔터기업들이 서로의 영역을 깨고 함께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나선 것은 기업의 성공을 넘어 한류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이 이종산업간의 융합, 이를 통한 새로운 경쟁력 창출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엔터산업이 이제야 창조경제의 '길라잡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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