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적자탈출 EMW, '0%금리'로 70억 빌린 비결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4.05.07 14:48
글자크기

[V리포트]

편집자주 "아는 만큼 보인다". 이 유명한 말은 기업에도 적용됩니다. 현명한 투자를 위해선 기업을 알아야 합니다. '탐방(visit)'은 그래서 필요합니다. 직접 찾아간 기업에서 보고 들은 정보가 투자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달 23일 스마트폰 안테나 등을 생산하는 EMW (605원 ▲3 +0.50%) 주가는 전일 대비 5.41% 급락한 4020원으로 마감했다. 전일 EMW가 7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를 IMM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사모 발행하기로 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EMW가 돈을 빌린 조건은 결코 불리하지 않다. 2018년 4월 만기인 이 CB의 표면이자율, 만기이자율은 전부 0%였다. 제로금리로 70억원의 돈을 빌렸다는 얘기다. 행사가격도 4175원으로 현재 주가(4월30일 4070원) 대비 2.58% 높다. 여타 CB의 경우 주가하락 등에 대비해 전환청구권 행사가격 리픽싱(조정) 조건이 있지만 EMW의 이번 CB에는 리픽싱 조건도 없다.



4년만에 적자의 굴레에서 갓 벗어난 EMW가 이처럼 유리한 조건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김철 EMW 사장은 "2010~2012년 적자가 지속되는 와중에서도 지속적인 제품개발 및 매출처 다변화 등에 주력했고 그 성과가 지난해 흑자전환으로 나타났다"며 "회사의 성장세는 올해부터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만 해도 EMW는 443억원의 매출에 85억원의 영업이익, 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회사였다. 하지만 주력제품이 휴대폰용 안테나에만 국한돼 있는 데다 매출처 역시 휴대폰 세트메이커 1곳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점이 우려요인으로 지목되곤 했다.



2010년부터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열렸지만 EMW의 고객사는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쳐졌다. 고객사의 부진은 고스란히 EMW의 실적둔화로 이어졌다. 2010년 매출 340억원에 영업손실 148억원, 당기순손실 4300만원으로 적자전환한 EMW는 3년 연속으로 적자상태가 이어졌다.

이 기간 EMW는 기술개발, 매출처 확보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였다. 2012년부터 국내외 주요업체에 제품을 납품, 단일 거래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외부변수에 대한 충격을 줄였다. 종전 납품하던 스마트폰 안테나에 방진·방수기능을 더한 안테나를 개발, 새로 납품한 것도 EMW의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무선보안 카메라 부문에 진출한 것도 EMW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종전 무선보안 카메라의 경우 카메라와 시스템간 거리가 최대 300m를 넘지 못했던 데 비해 EMW의 무선보안 카메라 아닉스(ARNIX)는 3㎞까지 범위를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98년 창사 이후 누적한 안테나 부문의 기술을 활용, 신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이미 EMW는 올해에만 3차례의 해외 전시회에 아닉스를 선보이며 71개사로부터 샘플요청을 받았다.


올해 EMW는 안테나 부문의 매출이 900억~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닉스에서도 최소 250억원에서 300억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성장가능성이 높은 소재·소자부문에서도 100억원 안팎의 매출이 기대된다. EMW의 기대대로라면 지난해 매출(826억원) 대비 최고 70%에 가까운 매출성장률이 예상된다.

김철 사장은 "IMM도 지난 3년간 EMW의 체질개선 내용과 미래 성장동력에 대해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이번 CB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며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설비투자에 나서 회사의 성장기반을 확고히 다지면 지난해에 나타난 실적개선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스피온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