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관 시몬느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 총회에서 자신의 혁신 사례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고 있다.
좌절한 채 호텔로 돌아간 박 회장은 이틀 간 깊은 고민 끝에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피렌체에 있는 120년 됐다는 기업도 120년 전에는 누군가 시작한 것이지 않나? 우리라고 지금 시작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나? 우리가 '처음'이 된다고 뭐가 문제인가? 경험은 부족하지만 한번 해보자" 다시 그 미국 기업을 찾아간 박 회장은 자신의 결론을 토대로 감성적으로 호소했다. 그리곤 끝으로 물었다. "우리가 '처음'이 되지 못할 이유가 뭐냐?"(Why not us?) 그렇게 박 회장은 120개의 핸드백 주문을 따냈다. 시몬느의 핸드백 사업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시몬느는 전세계 고급 핸드백 시장의 9%를 점유하는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이다. 미국시장 점유율은 30%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6900억원에 달했고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콧대 높은 고급 핸드백 시장에서 이탈리아의 '아성'을 넘어서며 거둔 성과다. 시몬느는 현재 버버리, 지방시, 마이클코어스, 마크제이콥스, DKNY 등에 핸드백을 디자인해 공급하고 있다.
이어 "두번째는 콜렉트위즈덤(집단지혜)다"라며 "바이어들과 우리가 가진 경험과 지혜를 모으고 나눈다"고 했다. 박 회장은 11년 전 시작한 마이클코어스와의 협업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마이클 코어가 미팅을 하자고 해서 뉴욕으로 갔다"며 "당시 그쪽에서 한 얘기가 '나는 내가 잘하는 것 할테니 당신들은 당신들이 잘하는 것을 해라. 우리 팀하고 같이 일하자'였다"고 전했다.
한편 박 회장은 "직원들과 일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창의적 발상, 새로운 가치, 참여 속의 변화, 논리성 뿐 아니라 감성이 중시되는 회사 등"이라며 "직원들이 생각이 자유로워야 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그는 "2004년 사옥을 만들 때 연못, 농구장, 당구장, 탁구장 등을 만들었다"며 "실내에도 어디가나 테라스, 발코니가 있고 건물 안에 실내 정원이 5개 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시몬느는 직원들의 지갑을 채워주고 가슴을 채워주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마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혁신은 전문가가 돼야 하고 존중하는 정신이 있어야 가능한데 전문가 중에서 생각이 자유롭고 호기심이 많은 구성원, 리더의 생각을 공감하는 구성이 많은 곳이 좋은 기업이고 혁신을 잘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