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부르는 기업문화의 비밀 '혁신의 A·B·C', 베일을 벗다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이지현 기자, 진경진 기자, 박경담 기자 2014.04.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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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키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의 와해…혁신 101' 주제발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비지니스 모델의 화해...혁신 101'을 주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비지니스 모델의 화해...혁신 101'을 주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민첩한 대응(Agility), 대담한 실행(Boldness), 명료한 소통(Clarity).

'2014 키플랫폼' 기획취재팀이 지난 9개월 동안 미국과 영국,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등 전세계 100개 글로벌 혁신기업들을 만나면서 도출해낸 공통의 기업문화다. 키플랫폼 기획취재팀은 이를 '혁신의 ABC'라고 칭했다. 그 자세한 내용이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2014 키플랫폼'에서 공개됐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글로벌 혁신기업들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이 시대 소비자의 모습에 대해 비슷한 통찰을 보여줬다"며 "바로 초연결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감성 소비자의 출현"이라고 말했다. 줄어든 시공의 제약과 함께 합리적 소비자들이 등장하면서 이에 맞춰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양상도 포착됐다고 장 선임연구위원은 설명했다.



장 선임연구위원과 키플랫폼 기획취재팀은 앞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3가지로 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멀티 플랫폼 △혁신 프로세스 디벨로퍼 △혁신 아이디어 제공자다.

멀티 플랫폼은 새로운 가치사슬의 최전방에 위치한 모델로 구글이 대표적인 예다. 키플랫폼 기획취재팀이 만난 글로벌 혁신기업가들은 멀티 플랫폼에 근접한 한국기업으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멀티 플랫폼에 단말기와 서비스, 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일종의 조력자가 바로 혁신 프로세스 디벨로퍼다. 한국의 제조업들이 주목해야 할 모델이다. 전통적인 B2B(기업대기업) 모델과 유사해보이지만, 축적된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미래 소비 시장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차이도 있다. 융합 비즈니스 모델의 최후방에는 혁신 아이디어 제공자가 자리잡는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정미경 머니투데이 편집부국장 겸 키플렛폼 총괄 디렉터가 '비지니스 모델의 화해...혁신 101'을 주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정미경 머니투데이 편집부국장 겸 키플렛폼 총괄 디렉터가 '비지니스 모델의 화해...혁신 101'을 주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2014 키플랫폼' 총괄 디렉터인 정미경 머니투데이 편집부국장은 주제발표에서 "초연결성의 시대와 감성소비자의 출현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와해시키고 새롭게 바꾸고 있다"며 "기획취재팀이 100개 혁신기업들을 취재하면서 그들로부터 얻은 답은 패러독스 경영"이라고 말했다. '패러독스 경영'은 품질은 높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제품처럼 양립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두가지 이상의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패러독스 경영을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분석 프레임으로 '밸류스틱'이 제시됐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독자적으로 사용해온 밸류스틱은 수직으로 그어진 하나의 선과 4개의 수평선만으로 이뤄져 있다. 가장 위에 고객이 기업의 특정 제품에 대해 최대한으로 지불할 용의가 있는 가격인 '지불용의 최고가격'(WTP)가 있다.


또 맨 아래에는 부품이나 원료의 공급을 담당하는 협력업체들의 '납품용의 최저가격'(WTS)이 위치한다. 자연스럽게 가격은 지불용의 최고가격보다 낮게, 비용은 납품용의 최저가격보다 높게 형성된다. 가격과 비용의 차이가 바로 기업의 이익이다. 기업이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지불용의 최고가격을 높이고, 납품용의 최저가격을 낮추는 혁신이 필요하다.

정 부국장은 "밸류스틱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의사결정과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전사적 실행체계는 디자인싱킹과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설명했다. 디자인싱킹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분석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를 상호 도출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것을 뜻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연구, 개발, 상업화 과정에서 필요한 아이디어를 회사 밖의 여러 곳에서 찾아 활용하는 것이다.

밸류스틱 혁신에 성공한 글로벌 혁신기업들의 기업문화에 공통된 DNA가 있었다. 바로 '혁신의 ABC'다. 정 부국장은 "초연결성의 시대, 경계가 무너지는 미래 산업경쟁 지형도에서 승리하려면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로 유연하게 혁신해야 한다"며 "밸류스틱 혁신을 통한 패러독스 경영, 이를 위한 디자인싱킹, 오픈 이노베이션 체계와 함께 혁신의 ABC를 전사적 DNA로 배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플랫폼 기획취재팀은 이 같은 DNA를 갖춘 한국형 혁신기업으로 시몬느를 소개했다. 시몬느는 버버리, 지방시, 마이클코어스, 마크제이콥스, DKNY 등 유명 브랜드에 핸드백을 디자인해 공급하는 업체다. 세계 명품 핸드백의 10%가 시몬느의 작품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6900억원이었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박은관 시몬느 회장은 "시몬느는 직원들의 지갑을 채워주고 가슴을 채워주고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마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혁신은 전문가가 돼야 하고 존중하는 정신이 있어야 가능한데 전문가 중에서 생각이 자유롭고 호기심이 많은 구성원, 리더의 생각을 공감하는 구성이 많은 곳이 좋은 기업이며 혁신을 잘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박은관 시몬느 회장이 '비지니스 모델의 화해...혁신 101'을 주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4 키플랫폼'에서 박은관 시몬느 회장이 '비지니스 모델의 화해...혁신 101'을 주제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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