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인치 TV 전성기 지났지만 패널가격 요지부동"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14.04.24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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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부족에 가격강세 지속…삼성·LG디스플레이 '콧노래'

"전성기는 끝났는데 몸값이 계속 오른다?"

최근 디스플레이업계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현실에서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이지만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올 들어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32인치(81.2㎝) TV패널이다. 덕분에 32인치 생산량이 많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32인치 TV 전성기 지났지만 패널가격 요지부동"


◇ 32인치 패널만 가격 안 떨어지네= 23일 위츠뷰와 디스플레이서치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올 들어 패널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유독 32인치 패널가격은 강세를 보인다. 32인치 패널(오픈셀) 가격은 지난 1월 상반기 82달러에서 4월 하반기 80달러를 기록, 2.4%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50인치(127㎝)와 46인치(116.8㎝)는 각각 8.8%와 6.7% 가격이 떨어지고 42인치(106.6㎝)와 39인치(99.0㎝) 역시 2.9%와 5.8% 내려갔다.

32인치 패널은 전체 패널시장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2인치 비중은 전체의 39%다. 하지만 올해는 34.8%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전성기기 지난 셈이다.



TV시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 평판TV에서 32인치 TV가 차지하는 비중(금액 기준)은 2011년 26.6%에서 2012년 22.8%로 하락하고 지난해에는 20.8%까지 밀렸다.

◇ 32인치 가격 강세 이유는?= 이처럼 32인치 패널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서다. 디스플레이업계가 최근 2~3년간 과잉공급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고전하는 상황에 비춰보면 선뜻 이해되지 않다.

데이비드 시에 디스플레이서치 부사장은 "32인치 패널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공급부족 때문"이라며 "일반적으로 생산수율과 반품, 품질검사 등으로 인해 패널 판매량이 TV보다 20% 이상 많지만 32인치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2인치 패널과 TV 판매량 비율은 2011년 1.06을 기록했고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1.17을 나타냈다. 올해의 경우 패널 판매량은 8248만2000개, TV 판매량은 7673만2000대로 각각 예상돼 이 비율이 다시 1.07로 떨어질 전망이다. 비율이 1이라는 것은 패널 판매량과 TV완제품 판매량이 동일하다는 의미여서 올해는 7% 정도밖에 패널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출처:디스플레이서치출처:디스플레이서치
◇ 삼성·LG디스플레이 ‘콧노래’= 이같은 시장상황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는 호재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10,550원 ▲170 +1.64%)가 32인치를 포함한 패널가격을 소폭 올린 것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서다.

대만업체들이 32인치 패널 공급을 일제히 줄이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차이나스타가 전체 물량의 74%를 차지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32인치 생산물량의 46%를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LG디스플레이도 29%를 LG전자에 납품한다. 차이나스타 역시 계열사 TCL에 41%에 우선 공급하는 구조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32인치 모델은 TV 제조업체라면 누구나 내놓는 모델이고 특히 중소형 TV업체들에는 주력 제품"이라며 "공급이 부족하다보니 중국 TV업체들은 노동절 특수를 앞두고 32인치 패널 확보를 위해 삼성과 LG에 읍소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32인치 패널 생산량이 7970만대로 전년 대비 14%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스플레이업체들이 비교적 가격이 높은 대형패널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32인치 패널은 대형패널을 생산하는 8세대 라인에서 같이 생산되기 때문에 대형패널 생산이 늘어나면 32인치 패널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만 32인치 패널의 강세는 그다지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올 하반기에는 중국 BOE가 새로운 8세대 라인 가동에 들어가고 LG디스플레이 역시 중국 광저우에 건설 중인 8세대 라인이 가동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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