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고통겪는데…" 건설공제조합 임직원 '돈잔치'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14.04.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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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수당'만 임직원 1인당 9100만원 삼성물산보다 많아.."인적쇄신으로 방만한 행태 개선해야"

"업계는 고통겪는데…" 건설공제조합 임직원 '돈잔치'


"조합원(건설업체)들은 줄줄이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심지어 파산까지 하면서 실업자들이 넘쳐나고 있는데 업계를 지원하라고 만든 조합은 억대 연봉과 각종 복리후생에 돈을 펑펑 쓰는 게 말이 됩니까."

건설공제조합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건설업체에 공제상품을 '꺾기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합의 고임금 구조와 인사난맥 등 비상식적인 경영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동산·건설경기 장기침체로 업계는 연쇄부도 위기감이 높지만 건설공제조합은 조원합을 대상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 '돈잔치'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공제조합 자금난 中企에 '꺾기판매' 논란 기사참조>

17일 본지가 입수한 건설공제조합의 2013년 재무제표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해 임직원들에게 급여로만 369억9916만원을 지급했다. 조합의 전체 임직원이 약 445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급여가 8314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여기에 연차수당(29억9536만원)과 가족수당(6억2994만원) 등 각종 수당까지 합하면 1인당 평균 보수는 9100만원이 넘는다.



이는 각종 수당과 복리후생비를 포함한 지난해 공기업의 평균 보수(7200만원)는 물론 대형건설업체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실제 시공능력평가 순위 10대 건설업체 중 임직원 1인당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물산으로 8714만원 정도다. 조합의 임금체계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이에 대해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건설업체들과 비교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업무 특성상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부문에 가까운 업무 특성상 서울보증보험, 신용보증기금, 대한주택보증 등 비슷한 기관들과 비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고통겪는데…" 건설공제조합 임직원 '돈잔치'
하지만 이들 기관과 비교해도 여전히 높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과 대한주택보증의 평균 보수는 각각 8008만원, 7453만원 정도다. 여비교통비(26억9402만원), 업무추진비(17억8960만원), 정보활동비(5억447만원), 회의비(7억7527만원) 영업활동비(3억5853만원) 등 경상경비도 상당하다.


여비교통비만 하더라도 직원수가 16배 이상 많고 국내·외 출장이 잦은 업계 1위 현대건설(38억5200만원)과 비교해 그 차이가 11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건설공제조합은 여비교통비가 많은 것은 임직원 외에 운영위원회 위원 등에도 교통비가 지급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의 핵심 수익사업인 보증업무는 조합원이 어렵게 따낸 건설공사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며 "그런 조합이 왠만한 기업들보다 많은 보수와 경비를 지출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꼬집었다.

건설공제조합이 '건설업계의 자주적인 경제활동 지원'이란 설립 취지에 맞게 바로서기 위해선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 등 인적쇄신부터 필요하다고 업계는 꼬집었다. 현재의 비상식적 경영 행태는 '인사난맥'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건설공제조합은 민간보증업체임에도 그동안 국토교통부 출신 공무원들이 이사장에서부터 임원까지 주요 요직을 거의 독점해왔다. 현 정완대 이사장, 임경국 전무 등도 국토부 출신 인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면 조직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급여나 복지조건을 올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전문 경영인을 두고 조직을 쇄신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방만한 행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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