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승, 청(Listening), 1966, 161.8×115.3cm, 캔버스에 유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 작품이 눈에 확 들어오고 나면, 전시장에 걸린 다른 인물화에 계속 눈길이 간다. 그랜드피아노 앞에 앉은 한복을 입은 여인은 화선지에 먹과 물감으로 채색해 현대적이면서도 고풍스러움이 묻어난다. 이유태 화백(1916~1999)의 '화음'(1944년)인데, 제목처럼 묘한 어울림이 전해진다.
(왼쪽) 장우성, 승무, 1937, 198×161cm, 비단에 먹, 채색
(가운데) 박노수, 선소운(仙簫韻), 1955, 187×158cm, 화선지에 담채
(오른쪽) 이종무, 자화상, 1958, 162.1×130.1cm, 캔버스에 유채 /세 작품 모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가운데) 박노수, 선소운(仙簫韻), 1955, 187×158cm, 화선지에 담채
(오른쪽) 이종무, 자화상, 1958, 162.1×130.1cm, 캔버스에 유채 /세 작품 모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예술원은 한국 예술의 향상과 발전을 도모하고 예술가를 우대하기 위해 설치한 대한민국 예술가들의 대표기관이다. 1952년 문화보호법(이후 대한민국예술원법으로 개칭)에 근거해 1954년 문을 연 이후, 예술 진흥에 관한 자문과 건의를 비롯해 예술 창작 활동 지원, 국내외 예술 교류 및 예술 행사 개최, 대한민국예술원상 수여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문학, 미술, 음악, 연극·영화·무용 등 4개 분과로 구성됐으며, 100명 정원에 현재 회원은 88명이다.
서세옥, 사람들, 1996, 257×163cm, 한지에 수묵, 개인 소장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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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작품 하나하나를 보는 것도 의미 있지만, 전시실의 작품 배치와 구성을 하나의 이야기와 시대로 느껴본다면 새로운 관점으로 한국미술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한쪽 전시장 가운데는 한국근대조각의 대표작이라 불리는 윤효중 작가의 '현명'이 눈에 들어온다. 한복 입은 여인이 활을 쏘는 모습을 조각한 이 목조각품은 한때는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으나 작가가 친일미술에 개입했다는 이유 등으로 뛰어난 조형성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가치와 의미는 점점 작아졌다. 이러한 사연조차도 한국 근현대미술의 역사라는 점과 함께 예술가의 시대정신, 문제의식, 책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최근 첨단 기술과 화려한 기교를 이용한 각종 설치작품이나 대형 미술작품에 비하면 한편으로 고루하고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들의 힘겨운 작업은 분명 한국현대미술의 든든한 밑바탕이 됐다. 한국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한자리에서 만나보게 될 이번 전시는 오는 7월 26일까지 열리며, 관람은 무료(덕수궁입장료 1000원 별도)다.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60년 기념전시 <어제와 오늘>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고 있다. 앞쪽의 활을 쏘는 여인 조각작품은 윤효중 작가의 '현명'(1942, 50×110×165cm, 나무) /사진=이언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