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풍우 에코마스터대표가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직접 개발한 특수제지 제품들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김하늬
14일 서울 서초동 에코마스터 본사에서 만난 이풍우 대표는 쌍용제지에서 근무하다 1997년 IMF직전 쌍용그룹의 구조조정과 함께 회사를 나왔다.
이 대표가 '종이'의 세계로 다시 돌아온 건 2001년, 산업용 지류 도소매업을 시작하면서다. 대형 제지회사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제지회사 타이거 포레스트그룹의 국내 판매를 담당했다. 2005년 개인사업체에서 법인사업으로 변환한 뒤 매출액도 2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이 대표가 승부수를 띄운 건 2010년. 제지회사 재직 경험을 살려 특수제지 시장 틈새를 공략키로 결정했다. 기존 제지 유통업을 바로 접을 순 없지만 특수용지 생산과 친환경 제품 개발 등의 사업을 추가한 뒤 회사의 방향성을 '제조'로 맞춘 것.
이후 이 대표는 제지회사 등에서 명예퇴직한 직원들을 추가로 채용해 질긴 종이로 알려진 크래프트지를 비롯해 햄버거 포장용 식품용지, 영화관에서 팝콘을 담아주는 종이봉투, 휴대폰 PBC패널용 특수용지 등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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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2012년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여러 개의 특허와 환경인증서만으로 금융권의 자금 지원을 받기란 쉽지 않았다"며 "샘플을 들고 발품을 팔아 계약을 따와도 양산할 수 있는 설비나 원자재 구매대금이 절실했을 때 중진공 경기북부지부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준공된 에코마스터의 파주공장. 에코마스터는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사업전환지원자금을 받아 공장을 인수했다.
이 대표는 "현재 롯데리아의 햄버거 포장지, CGV 극장의 팝콘용 봉투 등 납품처가 하나 둘 늘고 있다"며 "파주 공장 가동을 계기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점차 수출도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에코마스터의 매출액은 220억원. 파주공장이 100% 가동하면 올해 매출은 370억원으로 껑충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한다해도 마땅한 설비와 자금이 없어서 생산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사업전환지원사업으로 제조업 변신에 성공한 만큼 대기업 못지않은 특수제지 전문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