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주요 일간지에는 이 같은 내용이 대부분 실렸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 전체 상장법인 576개사 가운데 결산기 변경, 분할합병,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82개사를 제외한 494개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와 삼성전자의 실적을 비교한 내용이었다.
얼핏 보기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통계상의 오류가 숨어 있다.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집계에는 적자 회사도 모두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논리적인 맹점이 존재한다.
흑자인 회사와 적자인 회사가 섞여 있는 상황에서 단순 합산한 이익 규모를 산출하고 특정회사의 이익 비중을 계산하면 이런 오류가 발생하게 된다. 특정회사의 이익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려는 통계적 오류다.
이 같은 분석 뒤에는 항상 ‘쏠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전체 경제에서 한 회사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이는 ‘경제력 집중을 억제해야 한다’는 논리의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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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적자 기업들을 격려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게 아니라 흑자를 많이 내는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승자독식'의 문제를 지적하며 평균 아래로 내려오도록 강요하는 분위기에 있다.
이 같은 통계의 오류는 대기업의 매출과 국내총생산(GDP)을 비교해 경제력 쏠림을 주장할 때도 자주 나타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241,000원 ▼8,000 -3.21%)의 매출이 GDP의 20%를 넘는다는 보도는 흔한 오류의 일종이다. 부가가치의 합인 GDP와 매출을 단순 비교하는 오류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또 해외매출이 70~90%인 삼성전자나 현대차의 상황을 무시한 채 국내총생산과 비교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부정확한 논리와 근거에 의해 나타나는 쏠림 현상을 걱정하기 보다는 제2, 제3의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