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살아난 'LTV·DTI 합리화', 속도 내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진상현 기자 2014.04.0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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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대표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추진"..정부 "큰 틀 유지, 개선할 부분 검토"

잠시 가라앉았던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합리화를 정치권이 다시 들고 나왔다. 여당 원내대표의 입에서다.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2017년까지 차분히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이 독촉에 나서면 '합리화' 스케줄이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일 "주택 실수요자들의 부담완화를 위해 LTV·DTI와 같은 자금차입 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말했다.



'LTV·DTI 합리화'는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포함돼 있었던 내용이다. 계속된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신성불가침 영역이었던 'LTV·DTI'를 정부 스스로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면서 이슈가 됐지만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 신제윤 위원장은 "큰 틀에서 유지될 것, 당분간 변화없다"고 못 박으면서 며칠 만에 사그라졌다.

하지만 여당 원내대표가 다시 불씨를 살려냈다. 최 원내대표는 "지난 연말 국회에서 부동산 개혁 입법들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이 막 살아나려던 참에 정부가 설익은 전월세 소득에 대한 과세방침을 발표해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하며 '적절한 보완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적절한 보완책'으로써 거론한 것이 LTV·DTI다. 그는 "지역별·연령대별로 이 규제를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LTV·DTI 합리화를 거론했지만 주택시장 정책이 아닌 가계부채 정책에 포함시킨 것과 달리 최 원내대표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는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정부와는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른 셈이다. 최 대표는 MB 정부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재직했던 2010년 담당 업무가 아님에도 'LTV DTI 완화'를 주장하기도 했었다.

불씨 살아난 'LTV·DTI 합리화', 속도 내나


정부는 일단 '변함없음'이 공식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LTV·DTI 합리화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면 세부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도 LTV·DTI의 큰 틀은 유지하되 미세조정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특히 여당 원내대표가 공식화한 점도 부담이다.

금융위는 "LTV 규제가 도입된 지 10년, DTI는 8년 된 만큼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를 점검하겠다"고 밝혀 왔다. 1·2금융권간 LTV 차등적용, DTI의 비수도권 미적용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LTV는 수도권 50%, 지방 60% 이하 규제를 받고 있다. 비은행권은 은행에 비해 비율이 높다. DTI는 수도권(서울 50%, 경기·인천 60%)만 적용되고 비수도권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현재도 LTV를 지역별로 차등적용하고 있고 지난 2012년 연령별 DTI 보완방안을 실시하는 등 비합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토해서 개선할 것"이라며 "다만 LTV·DTI 합리화를 부동산 대책으로 추진하는 부분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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