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안재욱이 미국에서 지주막하출혈로 수술을 받고 45만달러(약 4억8000만원)의 청구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자료사진=이미지비트](https://orgthumb.mt.co.kr/06/2014/03/2014032811550429812_1.jpg)
#아내, 3살배기 딸과 함께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30대 남성 A씨는 겨울만 되면 돈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수시로 감기에 걸리는 딸아이의 병원비 때문이다. 딸의 감기로 한달에 병원을 3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는 A씨는 "의사가 해주는 건 '감기다'라는 말 한마디뿐인데, 이 말을 듣고 처방전을 받기 위해 1000달러(106만8400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한다"며 "아이가 아프면 아이 걱정을 해야 하는데 병원비 걱정부터 하게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미국은 한국처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이 없다. 보훈대상자에게 제공하는 '보훈병원서비스'와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어'(medicare),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메디케이드'(medicaid)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민간 의료보험을 따로 들어야 한다.
◇ "앰뷸런스 한번 타는데 100만원"
미국에 살고 있는 30대 여성 B씨는 "2006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복통과 설사로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을 간 적이 있다"며 "앰뷸런스 이용비 968.07달러(약 103만4600원)에 응급실이용료 1219달러(약 130만2800원), 방사선 촬영 비용 4965달러(약 530만6100원) 등 총 11559.31달러(약 1235만3400원)의 병원비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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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병원비가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된다. 이렇게 많이 나올 줄 알았으면 죽어도 911 안 불렀다"며 "당시 학생 신분이어서 4년에 걸쳐 병원비를 갚았다"고 털어놨다.
B씨는 "미국은 의료보험료도 비싸다. 4인 가족의 경우 매월 의료보험료로 약 100만원을 지불한다"며 "의료보험료가 비싸 보장 금액이 높은 보험은 들지 못한다. 그러다 중증 질환에라도 걸리면 파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 의학저널의 2009년 발표에 따르면 2007년 미국에서 파산한 가계 가운데 의료비 부담으로 파산한 가계가 62%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80%는 이미 의료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의료보험의 평균 보장비용은 1만8000달러(약 1924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 "현지용 의료보험 '필수'"
그렇다면 한국에서 가입한 의료보험을 외국에서 사용할 수는 없을까?
삼성화재해상보험 관계자는 "한국에서 들고 있는 의료보험으로도 외국에서 보장을 받을 수는 있지만 금액 차이가 커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입한 생명보험의 경우 외국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보험금 지급이 가능하다. 예컨대 한국에서 뇌출혈 관련 보험에 가입돼 있는 상태에서 미국 여행 중 뇌출혈로 치료를 받았다면 해당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
실손보험의 경우 보험 약관이 변경되기 전인 2009년 10월 이전 가입자에 한해 보장한도 내에서 의료비의 40%를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 가입한 경우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여행자 보험의 경우 일주일에 1만원 정도 저렴한 상품도 있다"며 "해외로 나갈 경우 여행자 보험이나 유학생 보험 등 현지용 보험을 따로 들어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