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억弗 북미 자동차 수출, 날개 달았다

머니투데이 세종=정진우 기자 2014.03.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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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캐나다 FTA 타결]자동차 최대 수혜 품목, 쇠고기 등 농축산물 피해 우려

11일 타결된 한·캐나다 FTA(자유무역협정)는 2005년 7월 협상을 시작한 이래 총 14차례 공식협상과 7차례 비공식 회의가 진행되는 등 약 9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우리나라가 진행한 FTA 협상 중 최장 기간이다. 우리나라가 값싼 캐나다산 쇠고기에 부과한 수입제한 조치를 캐나다가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면서 협상이 여러번 중단된 탓이다.

2012년 1월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돼 양국은 다시 협상을 시작했고, 우리나라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사실상 참여 방침을 밝힘에 따라 협상에 속도가 붙었다. 두 나라는 지난해 12월 통상장관 회담에서 교역 확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협상에 진전을 보였고, 올해 초 잔여 쟁점에 대한 상당한 접근을 이룬 후 이번 캐나다 총리 방한을 계기로 FTA를 체결한 것이다.



22억弗 북미 자동차 수출, 날개 달았다


◇자동차 최대수혜, 농축산물은 피해예상=

한·캐 FTA의 최대 수혜 품목은 자동차다. 자동차는 캐나다 수출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 비중이 높다. 지난해 캐나다에 수출된 국산 자동차는 13만3000대에 달했다. 수출액으론 22억3000만 달러 규모다. 캐나다는 △미국 75만7000대 △사우디 19만6000대 △러시아 14만3000대 △호주 13만6000대에 이어 우리나라의 5대 자동차 수출시장이다.



캐나다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미국(44.5%)과 일본(33.6%)에 이어 우리나라가 3위(12%)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FTA에 따른 관세철폐(관세율 6.1%)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현재 일본, EU(유럽연합)과 FTA를 협상중이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자동차부품(6%)과 타이어(7%), 냉장고·세탁기(6~8%) 등 주요 수출 품목 역시 관세 철폐로 수출확대가 기대되고, 섬유분야(평균 5.9%) 역시 3년내 철폐되면 중소기업 수출 확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농축산물 시장 개방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전체 농산물 중 18.8%(282개 품목)를 양허제외하거나 10년 초과 장기 철폐 등으로 예외 취급하는 등 한·미, 한·EU FTA보다 보수적으로 합의했지만 농가의 피해가 예상된다. 국내 쇠고기 가격의 30% 수준인 캐나다산 쇠고기가 한꺼번에 들어올 경우 가격 폭락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쇠고기(40%)는 15년 철폐, 돼지고기(22.5%~25%)는 13년 철폐로 하면서 농산물 세이프가드를 설정했지만 관련 농가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최경림 산업부 통상 차관보는 "자동차는 우리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쇠고기 등 축산분야가 타격일 클 것 같은데, 피해대책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캐나다 교역현황/자료= 산업통상자원부한-캐나다 교역현황/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서비스·투자·정부조달 등 어떻게 달라지나=

이번 FTA는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투자와 정부조달 등 여러분야를 총 망라하는 포괄적 FTA다. 상품분야의 경우 양국 모두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 대다수 품목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는 높은 수준의 FTA다.

먼저 서비스·투자 협정문에선 한·미FTA와 유사한 수준의 규범을 채택, 체계적인 ISD(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절차)를 규정했다. 시장접근 측면에선 캐나다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발효시점(1994년 1월1일) 이후 체결한 FTA 중 최고 대우를 자동 부여했고, 우리나라도 한·캐 FTA 발효시점 이후 체결할 FTA대비 최고 대우를 자동 부여할 방침이다. 양국 모두 다른 나라에 비해 시장접근 측면에서 서로에게 유리하게 적용한다는 얘기다.

정부조달은 기본적으로 WTO GPA(정부조달협정)상 양국의 권리와 의무를 반영하되, 상호간 GPA보다 높은 수준으로 중앙정부 조달시장을 개방키로 했다. 우리측은 1억 원, 캐나다측은 10만 캐나다 달러(약 9600만원) 이상 상품·서비스 조달 계약과 83억 원 이상 건설 서비스 조달 계약시 참여를 가능케 했다. 우리나라 학교 급식과 중소기업 관련 조달은 예외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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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4개 경제대국 중 9개국과 FTA 체결=

캐나다는 인구 3500만 명에, GDP 1조8000억 달러(2012년 기준)의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다. 이번 FTA로 우리나라(2012년 GDP기준 세계 15위)는 세계 14개 경제대국 중 9개 나라(1위 미국, 4위 독일, 5위 프랑스, 6위 영국, 9위 이탈리아, 10위 인도, 11위 캐나다, 12위 호주, 13위 스페인)와 FTA를 체결한 나라가 됐다. 중국(2위)과 일본(3위), 브라질(7위), 러시아(8위), 14위(멕시코) 등과는 현재 FTA 협상을 진행중이거나 향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과 캐나다의 무역규모는 99억 달러(수출 52억 달러, 수입 47억 달러) 수준이다. 캐나다는 우리나라의 25위 교역 상대국으로, 경제규모에 비해 교역이 많지 않았다. 캐나다의 대외무역이 미국과 멕시코 등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국가에 집중돼 있는 탓이다. 이번 FTA로 우리 기업들이 캐나다 시장에 적극 진출, 교역 규모를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원 대국인 캐나다와 FTA를 체결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에너지·자원 안보에도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캐나다는 석유 매장량 3위, 생산량 6위, 천연가스 생산량 4위, 우라늄 생산량 3위 등 자원부국이다.

최 차관보는 "캐나다와 FTA는 앞으로 상품 수출 등 뿐만 아니라 에너지·자원 확보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캐나다도 우리와 FTA를 맺음으로써 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에 두 나라 모두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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