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결혼상대로 'OK' 애인으로는···?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2014.03.0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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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엔스토리]<40>신림동캐리 '개발자의 친구들은 연애를 하지' 연재로 선풍적 인기

편집자주 게임보다 재밌다. 게임보다 흥미진진하다. '대박'친 자랑부터 '쪽박'찬 에피소드까지. 달달한 사랑이야기부터 날카로운 정책비판까지. 소설보다 방대한 게임의 세계관, 영화보다 화려한 게임의 그래픽, 첨단과학을 선도해가는 게임의 인공지능. '게임 엔지니어 스토리'는 이 모든 것을 탄생시킨 그들의 '뒷담화'를 알려드립니다.

개발자, 결혼상대로 'OK' 애인으로는···?


"개발자는 정말 0 아니면 1이에요. 저는 남자친구가 문학적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남자친구는 제가 별걸로 다 시비 거는 여자라 여기고 있어요.('개발자의 친구들은 연애를 하지' 1화 발췌)"

최근 IT 개발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연애 블로그가 있다. 3회까지 연재한 이 코너는 첫 회 페이스북 '좋아요' 2000건을 넘기며 개발자들의 공감을 샀다.



남초 현상이 극심한 IT 기업에서 여자 친구를 사귀기 위한 유일한 팁, '개발자의 친구들은 연애를 하지(이하 개친연)' 코너다. 개발자 남자친구를 사귀어 본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 듣는 생생한 연애 경험담. 개발자의 장단점을 파헤치는 날카로운 통찰력은 여성과 남성에게 모두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프라이스톤스에서 마케팅·홍보 업무 등을 겸임하고 있는 김영주 마케터(필명 신림동캐리)는 개발자를 직접 사귀어 본 경험을 살려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개친연 1회는 인터뷰 형식을 살려 집필했지만 실상은 자신의 경험을 담았다.



공대생은 주로 체크 남방을 입는다거나 주변에 여자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바람 필 시간도 없다는 등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 이어진다.

신림동캐리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김영주 마케터신림동캐리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김영주 마케터
김 마케터는 "개발자를 여러 번 사귀어본 것도 아니고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전제하에 개발자에 대한 깔끔한 정의를 내렸다. 그가 바라보는 개발자는 결혼 상대로서는 'OK', 연애상대로서는 'NO'였다.

그는 "개발자는 머리를 수식이나 알고리즘으로 생각해하기 때문에 말수가 적고 말을 조리 있게 하지도 않는다"며 "크리스마스에 데이트를 하다가도 문제가 터지면 바로 노트북을 꺼내 복구해야 하고 데이트가 끝나면 회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혼전에는 단점으로 보이는 부분들이 결혼 후에는 '친구가 없다는 것은 가정에 충실하다는 뜻', '술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은 돈이 절약 된다는 것'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편이 야근하고 늦게 들어오면 포기하고 먼저 잠들 수 있는 성격이라면 개발자가 괜찮다"고 덧붙였다.

김 마케터는 자신의 경험을 살린 1화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2화와 3화에는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뷰에 응해 와 한층 코너 운영이 쉬워졌다고 한다. 2화 인터뷰 대상자의 경우 미국에서 IT업체에 다니고 있는 여성 개발자로 외국 남성 개발자와의 연애 경험까지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김 마케터를 포함해 3명의 여성이 밝히는 개발자 남자친구의 공통점은 '가르치면 쉽게 배운다'는 것. 김 마케터는 "숫자나 수식과 살아가는 사람들이 순수하고 열정을 가진 경우가 많다"며 "코드에 웃고 우는 개발자라는 직업은 참 매력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개친연은 지난해 6월 프라이스톤스에 합류한 김 마케터가 스타트업 구직·구인 서비스인 로켓펀치 서비스에 콘텐츠를 추가하기 위해 시작한 코너다. 김 마케터가 개친연, 스타트업 탐방, 유명 개발자 인터뷰 등 코너를 늘린 뒤 '좋아요'가 3배 늘어나는 등 서비스 유입률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현재 국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로켓펀치는 향후 해외로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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