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대통령, 우크라이나 포기 못하는 7가지 이유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4.02.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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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축출에 '시끌'

친러시아 성향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축출되자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7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자존심=우선 우크라이나를 포기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5년 러시아 전역으로 생중계된 의회 연설에서 "소비에트 연방의 붕괴는 20세기 최대 지정학적 재앙"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을 잃게 되면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한탄한 1991년 소련 붕괴 당시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보다 나을 게 없는 처지가 된다는 설명이다.



◇관세동맹=푸틴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응해 추진하고 있는 관세동맹에도 우크라이나의 참여가 필요하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지난해 말 EU와의 경제협력 협상을 중단하고 러시아와 손을 잡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2010년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이 맺은 관세동맹에는 곧 아르메니아가 합류할 예정이다.

◇역사=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공유하는 뿌리 깊은 역사도 푸틴 대통령에겐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는 지적이다. 두 나라의 역사적 관계는 러시아의 시초로 여겨지는 11-12세기의 키예프루시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도 키예프루시에서 파생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틀 러시아'=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독립국가로 여기지 않는 것도 그의 통제욕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2008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당신도 알겠지만 우크라이나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09년에는 우크라이나를 아예 "리틀(작은) 러시아"라고 불렀다.

비즈니스위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국가로 인식하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의 독립성도 존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림반도=우크라이나 남단으로 흑해에 면한 크림반도를 둘러싼 이해관계도 복잡하다. 크림반도는 원래 러시아 땅이었지만 1954년 소련 최고소비에트 상임위원회가 우크라이나에 내줬다. 크림반도 주민 60%가 러시아계다. 비즈니스위크는 전문가들은 아직도 러시아가 왜 우크라이나에 크림반도를 내줬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받은 크림반도라는 선물을 오래 두고 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흑해함대=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를 본거지로 삼고 있는 러시아 해군 흑해함대도 관건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협약으로 오는 2042년까지 세바스토폴항을 군사기지로 쓰기로 한 상태다. 우크라이나에 반러 성향의 정부가 들어서 협약을 파기하면 흑해함대는 자국의 노보로시스크항으로 이전해야 한다.

크림반도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러시아 영자지인 모스크바(Moscow)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가능성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가 끝내 서방으로 돌아서면 크림반도는 남겨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수송=끝으로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인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하려면 상당량이 우크라이나를 지나야 한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친러 정권에 천연가스 파이프를 맡기는 게 맘 편할 일이다. 다만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회사 가즈프롬은 흑해를 통해 러시아와 불가리아의 해저를 지나 유럽으로 가는 우크라이나 우회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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