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원 왓츠앱의 비밀은 450, 32, 1, 0

머니투데이 유병률 실리콘밸리 특파원 2014.02.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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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앱의 공동창업자인 잰 쿰(왼쪽)과 브라이언 액튼. /사진출처:세콰이어캐피탈 <br>
왓츠앱의 공동창업자인 잰 쿰(왼쪽)과 브라이언 액튼. /사진출처:세콰이어캐피탈


페이스북이 19일(현지시간)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을 160억달러(약17조원)에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왓츠앱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최대 벤처캐피탈 세콰이어캐피탈의 파트너 짐 고츠가 왓츠앱의 비밀은 450, 32, 1, 0 이라는 네 가지 숫자에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이날 세콰이어캐피탈 블로그에 올린 '페이스북이 왜 왓츠앱을 인수했는지를 설명해주는 네가지 숫자' 라는 글에서 "왓츠앱의 공동창업자인 잰 쿰과 브라이언 액튼은 회사 문을 열 때부터 (기존 실리콘밸리 회사와는) 전혀 다른 회사를 꿈꿨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많은 창업자들이 주목을 받고자 할 때, 이들은 스포트라이트를 애써 피했고, 심지어 마운틴 뷰 사무실에 문패를 거는 것조차 거부했다"면서 "또 경쟁자들이 서비스에 게임을 붙이고, 플랫폼을 지양할 때 이들은 깨끗하고, 에러가 없는 전광석화 같은 메신저 서비스를 만드는 데만 몰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왓츠앱의 스토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네 가지 숫자를 제시했다.



우선 450. 현재 왓츠앱 사용자는 4억5000만명이 넘는다. 왓츠앱이 사용자가 2억명이 넘었다고 발표한 것이 불과 9개월전. 이미 그때 트위터 사용자를 넘어선 숫자였다. 이후 일간 사용자 수가 72%씩 늘어났다. 그는 "관련산업 평균이 10~20%인 것과 비교하면, 왓츠앱은 역사상 어떤 다른 회사보다 빠르게 사용자가 늘어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왓츠앱은 사용자가 메신저를 사용하는데 있어 새로운 연락처를 만들 필요가 없이 모바일에 등록돼 있는 기존 연락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용자들에게 빠르고, 단순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32. 왓츠앱의 직원 숫자이다. 왓츠앱의 개발자 한 사람이 1400만명의 사용자들을 지원하는 셈이다. 이 적은 수의 엔지니어들이 매일 iOS, 안드로이드 등 7개의 플랫폼을 통해 오가는 500억개의 메시지를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엄청난 기록"이라고 말했다.


잰 쿰의 책상 위에 메모. 'No Ads! No Games! No Gimmicks!'(광고도 없고, 게임도 없고, 어떤 다른 장치도 없다)' /사진출처:세콰이어캐피탈 잰 쿰의 책상 위에 메모. 'No Ads! No Games! No Gimmicks!'(광고도 없고, 게임도 없고, 어떤 다른 장치도 없다)' /사진출처:세콰이어캐피탈
다음으로 1. 잰 쿰의 책상 위에는 메모가 한 장 있다. 'No Ads! No Games! No Gimmicks!'(광고도 없고, 게임도 없고, 어떤 다른 장치도 없다)'는 것. 왓츠앱은 1년간 무료 사용한 후에 연간 사용료 1달러를 내도록 돼 있다. 이들은 매일 이 메모를 보면서 순수하게 사용자들의 메시징 경험에만 충실한다는 점을 스스로 각인해왔다.

그는 "우리가 왓츠앱에 투자할 2011년만해도 10여개 다른 경쟁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광고를 싣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왓츠앱은 전통적인 전략, 즉 광고를 배제했고 사용자의 이름, 성별, 주소, 나이 등 모든 개인적 정보들을 수집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0. 왓츠앱은 마케팅에 단 한 푼도 쓰지 않았다. 다른 경쟁자들과 다르게 이들은 사용자들을 얻기 위해 어떤 돈도 쓰지 않았다. 심지어 마케터나 홍보직원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몇 년이 안된 이 어린 기업이 이토록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들의 훌륭한 프로덕트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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