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의 뼈아픈 지적, "김연아 없는 한국피겨 암담!"

스타뉴스 김동영 기자 2014.02.1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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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 /사진=뉴스1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 /사진=뉴스1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Le Monde)가 '피겨여왕' 김연아(24)를 재조명했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하지만 날카로운 비판도 더했다.

르몽드는 11일(이하 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주목할 10인을 선정하며 김연아를 포함시켰고, '여왕의 마지막 게임'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며 김연아를 조명했다. 김연아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포스트 김연아'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책이나 지원이 전혀 없는 점을 뼈아프게 지적했다.



르몽드는 "한국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렇다 할 스타를 배출한 적이 없다. 이제 김연아도 이번 소치 올림픽 이후 은퇴할 예정이다"며 한국 피겨의 상황을 전했다.

전(前) 프랑스 피겨 감독 장 롤랑은 인터뷰에서 "한국은 분명 우수한 나라지만, 피겨 스케이팅을 위한 특별한 정책을 개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연아가 12살 무렵 트리플 점프를 안정감 있게 연속해서 성공시키는 모습에 놀라움을 느꼈다. 그때 이 선수의 조숙한 재능을 알아봤다"고 지적했다. 즉, 한국 피겨는 국가 차원의 지원과 육성책 없이 김연아 개인의 성장에 기대왔다는 것이다.



충분히 곱씹어 봐야 할 내용이다. 실제로 김연아는 별도로 외국인 코치를 선임하고, 해외 전지훈련을 다녀오는 등 홀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 모든 것들을 자비로 해결해왔다. 결국 이런 김연아의 노력이 빛을 발해 한국을 피겨 강국으로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다. 사실 선수 육성책, 코치 선임, 시설 보강과 각종 훈련 지원 등 여러 부분에서 한국 피겨는 일류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이런 점을 르몽드가 지적한 것이다. 개인의 성장에 기대기만 한다면 전체적인 발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한편 김연아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르몽드는 "김연아는 러시아의 예브게니 플루셴코(32)와 닮은 점이 많다. 두 번째 금메달을 노리는 점 외에도, 부상으로 인해 일정 시간을 쉰 뒤 올림픽 무대에 돌아왔다는 점 또한 그러하다"고 전했다.


'피겨 황제'로 불리는 플루셴코는 2002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은메달,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은메달 등을 기록한 세계적인 선수다. 올림픽 외에도 월드컵과 세계선수권 등에서 10여 차례가 넘는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척추 수술을 받고 휴식을 취했던 플루셴코는 지난 대회 2위에 그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생애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김연아 역시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플루셴코와 다른 점이 있다면 2연패에 도전하는 점이다. 만약 김연아가 2연패를 달성한다면 소냐 헤니(노르웨이, 1928·1932·1936)와 카타리나 비트(독일, 1984·1988)에 이어 역대 세 번째 2연패 달성자가 된다. 국내 선수들 가운데로는 쇼트트랙의 김기훈(1988·1992·1994), 전이경(1994·1998),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2010·2014)에 이어 네 번째 2연패 달성자가 된다.

롤랑 전 감독은 김연아의 스케이팅에 대해 "김연아는 동독의 카타리나 비트와는 다르다. 기술적으로는 김연아가 완성도가 높지만, 관능미에서는 비트가 우위에 있다"며 두 선수를 비교했다.

르몽드는 김연아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러시아의 신성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를 꼽았다. 르몽드는 "리프니츠카야는 자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대표단과 한국인 원정 응원단, 그리고 일부 캐나다 팬들의 응원에 그칠 것이다"라며 분위기에서 불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스트레스가 많을 수 있지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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