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의 한 장면/사진=쇼박스미디어플렉스
19세기 영국 소설가 매리 셀리가 집필한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영화화 된 것은 1931년이다. 드라큘라와 쌍벽을 이뤘던 프랑켄슈타인이 이번엔 지구를 구하는 영웅으로 변신해 잊혀져간 무적 캐릭터의 과거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프랑켄슈타인 : 불멸의 영웅'이 6일 개봉했다.
'캐리비안의 해적'시리즈, '지아이조' 등의 작품 각본을 담당한 스튜어트 베티 감독이 메가폰을 쥔 두 번째 연출작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프랑켄슈타인의 그 이미지와는 매칭이 안되는 사뭇 낯선 캐릭터가 된 것. 이야기 연결구조도 매우 헐겁다. 따라서 프랑켄슈타인의 심정 변화를 어설프게 그려낸 장면은 이해가 되지 않거나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700년대,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에 의해 태어난 영혼 없는 괴물 프랑켄슈타인(아론 에크하트 분)은 인간도 자신을 외면하고 박사도 자신을 증오한다는 사실을 알게돼 분노한다. 박사에게 함께 살 여성 피조물을 만들어주면 멀리 도망가 살겠다고 제안하지만 단칼에 거절당한다.
이에 프랑케슈타인은 감당할 수 없는 폭력성으로 박사의 아내를 살해하고 정처 없이 떠돌다 악의 축인 데몬과 인간 수호자인 가고일의 전쟁에 휘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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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일 여왕에게 '아담'이란 이름을 얻은 그는 자신을 위협하는 데몬을 하나씩 처단하며 현대사회까지 생존한다. 데몬 왕자(빌 나이 분)는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실험을 재현해 생명과학의 힘으로 거대 군단을 조직하고, 아담은 가고일의 분노를 사 선악 양쪽에서 쫓기는 신세로 전락하며 필사의 전쟁을 시작한다.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의 한 장면/사진=쇼박스미디어플렉스
이 작품에선 손상된 인체조직의 대체 및 재생을 통해 기능이나 형태를 복원하는 미래 의공학이 주된 과학적 배경으로 깔린다.
극상에서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시체들을 기워 프랑켄슈타인을 만든다는 설정의 소스는 오늘날 인공 생체재료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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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처음으로 인공 생체재료를 사용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K연구소에 따르면 생체재료 중 시장 규모가 가장 큰 금속을 최초로 생체용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약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체 내 금속 보철물을 처음 사용한 것은 1827년 뉴욕의 한 외과의사가 골절된 상박골을 은으로 된 강선으로 고정시킨 것이었다. 이후 1900년대부터 Ni-Cr 합금이나 Co-Cr 합금 등 내식, 내열 금속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고 1910년, 스테인리스강이 개발돼 대중화 됐다. 지금은 △스테인리스강 △코발트 합금 △타이타늄 합금 등을 생체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재료들은 강도, 피로저항성, 성형가공성이 우수해 인공고관절 및 무릎관절, 각종 플레이트 및 척추추간판 고정기구, 치과용 임플란트 등의 핵심 부품 소재로 쓰여지고 있다.
대부분의 인공생체 재료는 인체 조직과 물리적 성질이 완벽히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체내에 장기적으로 존재하게 되면 알러지나 염증, 주변 조직 약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최근에는 체내 이식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녹아 없어짐으로써 이러한 부작용이 제거되고, 손상조직 복원 후 의료기기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 없는 생체분해성 금속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KIST 생체재료연구단은 "현재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 및 필수 미네랄을 이용해 제조된 고강도·저분해속도의 녹는 금속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도마뱀이 잘려나간 꼬리를 스스로 복구하듯 인간의 '조직재생 복구'에 대한 갈망도 그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 인간의 줄기세포를 채취해 심장이나 간, 혈관 등 생체조직을 복구하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KIST 생체재료연구단은 인간수명 100세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인체 조직·장기를 재생하는 줄기세포 치료 및 조직재생 연구를 지난 10여년 동안 진행해 왔다. △체내 주입되거나 조직배양용 생체재료(스캐폴드)에 부착된 줄기세포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줄기세포 덩어리 제조기술 △특정 줄기세포를 질환 부위로 이동시켜 치료 효과를 높이는 기술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물질을 이용하거나 기계적·전자기적 자극을 통해 원하는 조직으로 줄기세포를 분화시키는 기술 △줄기세포의 분화과정과 환자의 질환 진행 상황을 초고감도로 모니터링하는 기술 등이 바로 그것이다.
석현광 KIST 의공학연구소 단장은 "지금은 뼈와 혈관, 근조직 등 개별 조직을 재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개별 조직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신체 일부를 잃어버리더라도 원래와 똑같은 형상과 기능을 갖도록 복원해 낼 수 있는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