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3배差' 한남더힐 계약 난항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4.01.3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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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입주자 팽팽…최대 54억 차이나는 대형평수 계약 미미

그래픽=강기영그래픽=강기영


 분양전환가격 산정을 위해 시행사와 입주자가 각각 실시한 감정평가액이 최대 3배차를 보이며 논란을 일으킨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111(한남동) '한남더힐'. 큰 폭의 감정평가액 차는 결국 계약에 영향을 준다.

 특히 대형 평수의 경우 양측이 각각 제시한 감정가 차가 워낙 커 좀처럼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남더힐'은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60㎡(옛 26평형) 133가구 △178㎡(65평형) 36가구 △208㎡(74평형) 131가구 △235㎡(85평형) 204가구 △213~241㎡(91평형) 60가구 △243~244㎡(100평형) 36가구 등 모두 600가구로 구성됐다.

 '한남더힐' 입주자들과 인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지금까지 60㎡(이하 전용면적)가 절반가량 계약이 이뤄졌고 나머지 평수들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60㎡는 소형 평수 의무비율에 따라 건립된 면적으로 시행사와 입주자가 각각 의뢰해 나온 감정평가금액 차가 가장 작다. 입주민 측에서 내놓은 분양전환평가액은 6억원 선으로 시행사가 밝힌 평가액(8억~9억원)과 2억~3억원가량의 차를 보였다. 최종적으로 시행사가 제시한 분양전환가는 3.3㎡당 3100만원 정도.

 총액기준으론 8억~9억원 선이다. 이달 초 60㎡에 대해 분양전환 계약을 마무리했다는 입주민 A씨는 "대형 평수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고 시행사가 취득세와 이자비용을 부담키로 해 분양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분양전환한 물건 중에는 매물로 나와 있는 것도 적지 않다. 매도호가는 8억9000만~10억원 선으로 1억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 있다는 게 지역 부동산중개업계의 귀띔이다. 전셋값은 7억원 선.


 문제는 대형 평수다. 시행사와 입주자가 각각 내놓은 감정평가액 차가 커서다.

 예컨대 178㎡의 경우 시행사 한스자람은 28억~31억원을 제시한 데 비해 입주자는 17억원의 감정가를 내놓았다. 208㎡는 시행사가 35억~38억원을, 입주자는 20억원을 각각 제시했다. 가장 큰 평수인 243~244㎡의 경우 시행사 제시가는 70억~83억원으로 입주자가 내놓은 가격(29억원)보다 최대 50억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에는 208㎡ 매물이 40억원에 나와 있지만 정작 입주민들은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분양전환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한남더힐' 입주민 중에는 감정평가법인 관계자가 3명 있다. 이들 중 60㎡에 거주하는 2명이 분양 계약했고 235㎡ 입주민은 아직 분양전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행사인 한스자람은 2월 중 178·208·235㎡ 등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분양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여전히 시행사가 제시하는 분양가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178㎡에 살고 있는 입주민 B씨는 "178㎡의 경우 시행사가 제시한 감정가액이 3.3㎡당 4500만원 안팎인데, 현재 거주하고 있는 36가구 모두 3.3㎡당 3500만원 이상이면 분양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235㎡ 거주민 C씨는 "235㎡ 입주민 중 3.3㎡당 4000만원을 넘으면 분양받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한남더힐' 분양전환감정가에 대해 적법하게 감정됐는지 '타당성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시행사와 입주민 측 모두 양쪽의 감정가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입장이어서 타당성조사 결과가 분양전환가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입주민은 "타당성조사 결과는 양쪽이 모두 문제가 있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시행사에서 재감정을 할 것 같지 않아 타당성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시행사가 분양전환가액을 일방적으로 제시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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