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주소 표기 방법./자료=안전행정부
당장 아파트들마다 난리다. 지금은 기존 주소를 함께 사용하더라도 언젠가는 아파트명을 뺀 도로명주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아파트 브랜드는 '부의 상징'으로도 여겨져 왔다.
실제 메이저 브랜드는 중소 브랜드에 비해 분양가는 물론 시세도 높게 형성돼 있다. 이런 이유로 품질은 비슷하면서도 단지 브랜드가 다르다는 이유로 위화감과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일어온 것도 사실이다.
이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 위치한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부동산값은 심리적 영향이 크다"며 "앞으로 주소에 아파트명이 없어지면 외부에서 찾기 어려워질테고 다수가 불편함을 느낀다면 아파트값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 도로명주소는 구성원 전원이 이해하고 외워야 통용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매일 보는 우리도 쉽게 알 수 없는데 일반 국민들이 인지하려면 몇 십년은 지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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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학동로(청담동) H부동산 관계자는 "도로명주소에 '로'와 '번'만 기재하면 어디에 있는 어떤 아파트인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는다"며 "그나마 지금은 기존 주소와 병기하고 있어 반발이 표면화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서왔던 건설업계는 도로명주소가 브랜드 가치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건설기업 관계자는 "지금은 아파트명을 병기할 수 있고 외벽에 브랜드를 노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아닌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지만, 도로명주소가 정착돼 아파트명을 쓰지 않는 상황이 오면 입주자들의 자부심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솔직히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시어머니가 집을 찾기 어렵도록 며느리가 이름이 길고 외국어가 포함된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로 지금까지의 주소 체계는 난잡하고 효율성이 떨어졌다"며 "새 도로명주소는 간결하고 초행길에도 찾기 쉽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건설회사 브랜드가 야기시키는 위화감도 희석시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