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환율 하락에도 日대비 수출개선된 품목은?

머니투데이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스트레지스트 2014.01.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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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스트레지스트↑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스트레지스트


최근 원/엔 환율의 하락 속도가 심상치 않다. 지난 1년 전만 해도 80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이 아베노믹스가 시동을 걸고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행되며 105엔대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화가 신흥시장내 안전자산으로 부각된 한편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하반기에 원/달러 환율은 계속해서 하락하며 엔화 환율과 반대방향의 행보를 보여 왔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치열한 수출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어느새 1000원 밑으로 떨어진 원/엔 환율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선반영된 만큼 엔/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주춤거릴 것으로 보여 원/엔 환율 역시 다소간의 숨고르기가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엔화와 원화 환율의 결정요인 등을 감안할 경우 원/엔 환율 하락은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닐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 경제의 선순환으로 수출물량의 증가가 보다 가시화되기 이전까지는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한 심리적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물론 통화가치가 일국의 경제 및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가격 변수라는 점에서 원/달러 하락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과거에도 원화 강세기간에 금융시장이 나빴던 기억은 거의 없다. 또한 우리 상품의 경쟁력 제고와 현지생산 증가 등을 감안한다면 원/엔 환율 하락이 치명적인 위험이 될 가능성도 아직은 높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수출 경쟁력의 훼손을 분산하기 위해 정부가 환율하락의 속도조절에 이제는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이는 원/엔 환율을 반영해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상대 수출가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엔 환율의 가파른 하락이 올해 들어 우리나라 수출의 회복을 제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4% 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 원/엔 환율이 1년 전보다 20% 가량 떨어지며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인한 수출 증가분을 거의 갉아먹고 있다.


결국 글로벌 경기회복의 선순환이 보다 진전되며 수출물량의 증가세가 확고해지기 전까지는 정부가 가격 경쟁력의 악화를 완충해주며 시간을 끌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뜻한다.

적어도 2000년대 중반 중국의 고성장으로 인한 환율 하락 압력이 발생하기 이전까지의 수준은 유지해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980~1020원/엔을 방어하기 위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점차 진전될 것이다.

따라서 980원/엔 환율을 방어해 준다면 개선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환율 부담을 완충하는 산업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이미 일본과의 수출 격차를 벌리며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산업은 가격 결정력을 확보함에 따라 환율에 대한 부담을 일정부분 완충할 수 있을 것이다.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여간 일본과의 상대수출이 늘어난 주요 업종은 선박, 전기전자, 화학 등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상대 수출이 줄어들거나 정체되고 있는 산업은 자동차, 철강, 기계류 등이다. 특이한 점은 일본과의 상대수출이 개선된 산업은 모두 일본보다 한국 수출이 많아지며 100%를 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출규모에서 일본을 넘어선 업종들은 환율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상식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결과이다. 결국 일본과의 상대 수출이 개선되는 업종 중에서 환율 우려로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한 주식을 선택하는 전략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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