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불황? 올해 전시공간 167곳 늘었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13.12.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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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중·대형 미술관↑ ··· 강남 일대 갤러리 몰림현상↓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사진제공=뉴스1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사진제공=뉴스1


올 한해 새로 생긴 박물관·미술관·갤러리 등 전시공간은 얼마나 될까. 미술시장이 불황이라고 하나 올해 신규 전시공간은 167곳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달진미술연구소에 따르면 2009년 99곳, 2010년 144곳, 지난해 182곳의 전시공간이 새로 생긴 것에 비하면 올해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다. 지역별로는 전체의 40%에 해당하는 67곳이 서울지역에 집중됐고, 구 단위별로는 종로구가 27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구(13), 서초구(5), 성북구, 중구(각 4), 동작구(3), 마포구·영등포구·용산구(각 2) 순으로 집계됐다.



연구소 측은 "종로구에 개관한 27곳 중 18곳이 삼청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 인접한 것은 국·공립 미술관과 중·대형 화랑의 개관이 시너지 효과를 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술시장 호황기인 2008년 전후로 강남구 청담동 중심으로 갤러리가 몰리던 추세는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또 한남동과 이태원 지역은 지난해 7곳 개관에 이어 올해 2곳이 더 늘어 떠오르는 미술벨트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올해 괄목할만한 전시공간의 변화는 도심 속에 중·대형 미술관이 생겨난 것이다. 9월 서울 노원구 중계동 등나무근린공원 내에 서울시립미술관의 4번째 분관인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이, 10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300여평의 사립미술관인 루비나아트센터가 문을 열었다. 11월 서울 종로구 소격동(삼청로)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은 경복궁·창덕궁 등 문화유산과 인접해 있어 문화적 인프라 형성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들 미술관은 단순 전시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아트숍, 도서실, 레스토랑, 카페 등을 갖춰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근대 건축물을 정비해 문화시설로 탈바꿈한 공간도 곳곳에 생겼다. 대구예술발전소와 안양파빌리온, 판교박물관 등이 대표적인 예다.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유명인사의 생가나 관련 시설을 활용한 사례도 있다. 과천시는 일본 학자 후지츠카 치카시로부터 기증받은 유물로 추사박물관, 종로구는 서울시 문화재자료 1호인 옥인동 박노수 가옥을 단장해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전시장을 이전하거나 통합하며 운영 규모를 축소하는 경향도 드러났다. 대우증권 역삼역 갤러리와 인터알리아 아트 컴퍼니 등 기업에서 운영하던 전시공간을 폐관하거나 잠정 휴관하는 경우도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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