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폭락, "돌반지 언제까지 팔아야 하나요?"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황국상 기자 2013.12.2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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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30%대 급락… 바닥? 추가하락? 내년 전망은

 
금값 폭락, "돌반지 언제까지 팔아야 하나요?"


최근 가진 첫딸 돌잔치 때 돌반지만 10개 이상을 받아 흐믓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던 30대 직장인 조모씨는 최근 금값 하락 때문에 고민이다. 금값이 더 오를 때까지 보관할 계획이었지만 금값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팔아야 할지 혼란스러워서다.

반면 수년 전 돌잔치 때 친구로부터 한 돈짜리 돌반지를 선물 받은 주부 김모씨는 곧 있을 친구의 아들 돌잔치에 어떤 선물을 줘야할 지가 고민이다. 김 씨가 금반지를 받을 당시 값은 27만원이었지만 지금은 16만원을 갓 넘는다. 김씨는 결국 한 돈짜리 돌반지에 별도로 10만원을 얹어서 주기로 했다.



날로 오를 것으로만 보이던 금값이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연일 떨어지면서 금 보유자들이 심란해지고 있다.

금값 폭락, "돌반지 언제까지 팔아야 하나요?"
 25일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한국금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순금 1온스 근월물 가격은 1198.40달러로 마감했다. 2011년 9월만 해도 1온스 당 선물가격은 1899달러에 달했다. 2년 3개월 만에 36.9%나 떨어진 셈이다.



 금값 폭락은 올 하반기 본격화되고 있다. 테이퍼링 개시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되던 시점이었다. 지난해 말 1654.90달러였던 금 1온스당 근월물 선물가격은 올 9월 초까지만 해도 1412달러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테이퍼링 개시 시점이 예고되면서 금값 하락폭은 더욱 커졌다.

 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요가 커질수록 값이 오른다. 2009년 3월 1차 양적완화가 시행된 후 수조달러의 자금이 풀렸다. 돈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에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도 그만큼 올라갔다.

 테이퍼링이 내년 1월 개시되면 시중에 풀리는 달러의 양도 현재보다 줄어들어 달러의 가치는 높아진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잦아들게 돼 금의 매력도 떨어진다.


 지난해 9월 3차 양적완화(QE3)가 시행될 때만 해도 달러선물 가격은 1700달러 중반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더 이상 양적완화는 없다는 시그널이 시장에 번지면서 금값은 하락일로를 걸었다.

 문제는 현재 금값이 바닥인지를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금값이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200달러 미만인 점을 들며 반등을 기대하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반면 1994년 이후 약 20년동안 1온스당 금 선물가격이 500달러를 웃돌았던 것은 불과 2005년 이후부터였다는 점을 들어 금값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2009년 이후 지속된 금값 전성시대는 전 세계적인 양적 완화 기조 때문에 대규모로 화폐가 풀린 시기였다며 2011년 수준까지 금값이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990년대엔 금값이 5만원 미만이어서 축의금을 낼 때 만원짜리 몇 장을 끼워 보내던 시절도 있었다"며 "경제성장으로 금값이 많이 오른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최근 가격변동이 심해 금반지 선물문화가 여전한 한국사회에는 상당한 혼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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